'주머니 손' 中당국자의 두 얼굴…日기업 찾아 "안심하고 사업하라"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일본과의 국장급 협의에서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배웅해 논란을 빚은 류진쑹 중국 외교부 아주사장(아시아국장)이 중국 내 일본 기업을 찾아 '안심하고 사업하라'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류 국장이 지난 18일 가나이 마사아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회담한 직후 랴오닝성 다롄 소재 일본 대기업 생산 거점을 시찰했다고 30일 보도했다.

류 국장은 시찰을 마칠 때 일본 측 기업 책임자와 포옹하며 우호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류 국장은 이 자리에서 일본 기업 관계자들에게 '중국에서 안심하고 사업 활동을 했으면 한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한다.

류 국장은 가나이 국장과의 회담 당시에는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불쾌한 기색으로 배웅하는 모습이 공개돼 일본 내에서 큰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우장하오 주일 중국대사 또한 지난 28일 쓰쓰이 요시노부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 회장을 만나 경제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만남은 중국 측의 요청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닛케이는 양국의 정치적 대립이 중국 내 생산·판매 활동에 영향을 주는 것을 막으려는 중국 정부의 의도가 반영된 행보로 풀이했다.

중국은 심각한 내수 부진과 외국인 투자 급감이라는 경제적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

하지만 중국의 의도와는 별개로 양국 간 갈등의 불씨는 이미 경제와 문화 영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최근 일본 인기 아이돌 그룹과 가수의 중국 공연이 연이어 취소됐고, 중국이 일본 유학·여행 자제령을 내린 뒤 중국 항공사들은 일본행 항공편을 줄이고 있다.

닛케이는 "양국 대립이 향후 제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쉽게 예측할 수 없다"며 "중국 정부가 희토류의 대일본 수출 규제를 단행한다면 많은 일본계 기업의 사업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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