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中견제 위해 오커스 가입 타진…中 "정치적 쇼 말라"
주호주 대만대표처 처장 "AI 등 강점 대만, 오커스 제2축 가입 의향"
中관영지 "중-호주 관계 불화 조장 의도…美등 가입 승인하면 상당한 문제"
- 정은지 특파원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대만이 미국, 영국, 호주 간 군사협의체인 오커스(AUKUS) 제2축(Pillar2) 가입을 타진하고 있다. 이에 중국은 "기회주의적 움직임"이라고 경계하고 나섰다.
26일 대만 연합신문망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쉬여우뎬 호주 주재 대만 대표처 처장은 호주 파이낸셜리뷰(AFR)와의 인터뷰에서 대만 정부는 오커스 제2축 가입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2021년 체결된 호주·영국·미국 3자 안보협력체인 오커스는 두개의 축(Pillar)으로 진행되고 있다. '제1축(Pillar1)'은 미국과 영국이 호주에 핵잠수함을 공급하기 위해 3국이 협력하는 것이고 '제2축'은 첨단 기술 공동개발과 상호운용성을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그 중에서 제2축은 6개 기술분야(사이버, 인공지능, 양자 컴퓨터, 해저 기술, 극초음속 미사일, 전자전)와 2개 기능 분야(혁신, 정보 공유)로 구성된다.
쉬 처장은 "대만은 인공지능, 양자 컴퓨팅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높은 실력을 갖고 있다"며 "대만의 강력한 생산력을 바탕으로 오커스의 제2축 계획에 참여하면 오커스 파트너 국가들이 국방 기술을 더욱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AFR은 "대만은 오커스 '제1축'이 약속한 핵추진 잠수함을 보유할 의도가 없다"며 "대만은 첫번째 자체 제작 디젤 잠수함의 진수 테스트를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AFR은 "대만의 오커스 가입 요구는 중국의 강압 행위에 경고하는 것"이라고도 전했다.
이와 관련 호주 싱크탱크 로이연구소의 제니퍼 파커 비상임연구원은 현지 언론에 "호주와 영국 정부 모두 오커스가 다른 나라의 가입을 개방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이는 다른 나라가 특정 분야를 대상으로 오커스와 협력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제2축'은 앞으로 특정 기술 능력을 갖춘 다른 국가들과 광범위한 협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호주 정부가 '하나의 중국' 정책을 고려하고 있고 대만에 무관을 파견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만이 '제2축'에 합류하려는 생각은 비현실적일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쉬 처장은 "동맹국들이 대만을 지원하는 최선의 방법은 억지력을 강화하고 국제 무대에서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일부 대만인들은 중국과 잘 지낼 수 있다면 국방 부문에 막대한 예산을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여러해가 지나면서 대만은 중국과 협력하거나 소통할 의사가 있더라도 대만이 자국의 국방 능력을 강화하지 않는다면 이는 너무 순진한 생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대만의 오커스 국가와의 협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는 데 대해 중국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보도에서 "대만의 가입 요구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최근 대만 문제에 대해 잘못된 발언으로 촉발된 중일 간 갈등을 배경으로 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천홍 화동사범대 호주학센터장은 글로벌타임스에 "대만이 정치적 쇼를 위한 기회주의적 길을 걷고 있다"며 "대만 내에서는 미국 등의 지원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천 센터장은 "대만의 오커스 가입 요청 시기는 자오러지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호주를 방문하는 시기와 맞물렸는데, 이는 최근 개선되고 있는 중국-호주 관계에 불화를 조장하려는 의도"라며 "대만이 오커스에 포함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고 있지만 미국, 영국, 호주가 대만의 가입 요청을 승인할 경우 상당한 문제를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ejj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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