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갈등에 '판다 외교'도 끝인가…日 마지막 판다 석달 후 반환

中공산당 기관지 "긴장 지속 시 신규 임대 안 할지도"
대여 연장·신규 임대 없으면 일본 내 판다 '0마리' 시대

일본 도쿄 우에노 동물원에서 2021년 6월 태어난 쌍둥이 판다 레이레이와 샤오샤오가 나무에 매달려 있다. 2022.01.12/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일본 도쿄 우에노동물원의 쌍둥이 판다 '샤오샤오'와 '메이메이'의 반환 기한이 불과 4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발언으로 양국 간 판다 외교도 두 마리를 끝으로 종료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1일 일본 지지통신·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위원회 기관지 베이징일보는 지난 19일 다카이치 총리 발언을 계기로 중국이 더는 일본에 판다를 임대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천양 랴오닝대 일본연구센터 겸임교수는 베이징일보에 "현재 중일 긴장 국면이 지속되면 중국이 새로운 판다를 일본에 더는 임대하지 않을 수 있고, 그러면 일본은 전국에 판다가 한 마리도 없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1972년 일본과의 국교 정상화를 기념해 우호의 상징으로 처음 자이언트판다 '강강'과 '란란'을 선물해 우에노동물원에서 사육하기 시작했다.

우에노동물원에서는 50여 년간 15마리의 판다를 길렀고, 7마리의 새끼 판다가 이곳에서 태어났다.

지난 6월 일본 와카야마현의 테마파크 '어드벤처 월드'에서 사육하던 자이언트판다 4마리가 중국에 반환된 뒤로, 일본의 자이언트판다는 우에노동물원의 샤오샤오(수컷)와 메이메이(암컷) 2마리만 남았다.

두 마리는 2021년 6월 자이언트판다 리리(수컷·20)와 싱싱(암컷·20) 사이에서 태어났다. 부모 판다들은 2023년부터 고혈압 증상을 보인 뒤, 치료를 위해 지난해 6월 중국으로 돌아갔다.

샤오샤오와 메이메이도 내년 2월 20일 반환 예정으로, 대여 기간 연장 없이 중국으로 돌아간 뒤 신규 임대가 없으면 일본에는 판다가 한 마리도 남지 않게 된다.

이 때문에 일중우호의원연맹의 모리야마 히로시 회장(자민당 전 간사장) 등이 중국 측에 신규 임대를 반복해서 요청해 왔다.

당초에는 중국 외교부도 "공동으로 보호하는 것을 환영한다"며 긍정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그러나 다카이치 총리 발언에 중국이 강하게 반발해 잇따라 대일 압박 조치를 취하면서 중국 내에서는 신규 임대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모양새다.

다만 중국 전문가인 고로기 이치로 칸다외국어대 교수는 마이니치에 "중일 우호의 상징으로 처음 일본에서 판다를 받아들인 우에노동물원에서 판다가 사라지는 것은, 대중 여론에 미칠 여파를 생각한다면 합리적으로는 상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고로기 교수는 "중국의 외교 이미지를 높이는 의미에서도 일본에 대한 판다 임대는 플러스밖에 없다"며 "반환 기한 전까지 양국 간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외교 카드로 쓸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