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중독' 다카이치, 취임 한 달 만찬 0회…공부하러 매일 숙소 직행

21일 취임 한 달…'마차를 끄는 말처럼 일한다’는 선언을 실천
저녁은 의원 숙소서 도시락으로 해결…“잠은 길어야 4시간”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2025.10.21.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지예 객원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21일 취임 한 달을 맞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만찬을 가진 횟수가 '0'일 정도로 '일중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매일 숙소(국회의원용 숙소 의미)로 직행해 국회나 정상 외교 관련해 공부하는 '공부벌레'이기도 하다는 평가다.

이날 일본 교도통신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의 취임 한 달은 전임자들과는 다른 독특한 생활 방식을 고수하며 ‘馬車馬(마차를 끄는 말)처럼 일한다’는 선언을 몸소 실천했다.

총리는 취임 직후부터 숨 가쁜 외교 일정을 소화했다. 5일 만에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했고, 귀국 직후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맞이했다. 이어 곧바로 한국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도 모습을 드러내며 ‘외교 폭풍’을 헤쳐 나갔다.

국회 일정도 만만치 않았다. 7일 열린 중의원 예산위원회 첫날, 그는 새벽 3시가 넘은 시각에 총리 관저에 들어가 답변 준비를 시작했다. 정부 관계자는 “총리의 생각을 반영한 답변 라인을 만들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이례적인 ‘새벽 근무’는 참모들에게 큰 부담이 됐고, 결국 총리는 숙소에 고성능 팩스를 설치해 대량의 답변서를 주고받으며 혼자 자료를 읽고 필요할 때만 전화로 지시하는 ‘원격 공부방’ 방식을 도입했다.

저녁 식사는 의원 숙소에서 도시락으로 해결하는 것이 일상화됐고, 외부 인사와의 회식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총리는 “술 마실 시간에 정책을 다듬고 자료를 읽고 싶다”고 말한다. 과거 당내 선거에서 ‘인맥 부족’이 약점으로 지적돼 회식을 늘린 적도 있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이런 생활은 건강에도 영향을 미쳤다.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그는 “잠은 보통 2시간, 길어야 4시간”이라며 수면 부족을 토로했다. 주변에서는 “너무 지나치게 파고들지 말고 조금은 쉬어야 한다”는 걱정의 목소리가 나왔다.

총리의 고군분투 덕분인지 내각 지지율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측근은 “오랫동안 준비해 온 만큼 정책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씨앗은 뿌렸다. 이제 싹이 트는지 지켜볼 차례”라고 말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