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우크라에 '돈바스 양보·군 절반 축소' 종전안 제안"-FT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동부 돈바스 영토 포기 등 불리한 내용을 포함한 종전안 초안을 만들어 제안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미국과 러시아 당국자들이 28개 조항으로 구성된 종전안 초안을 작성했으며 아직은 기본 틀만 있는 단계라고 전했다.

초안에는 우크라이나가 현재 통제하고 있는 영토를 포함해 돈바스 나머지 모든 영토를 양보하고 군 병력을 절반으로 축소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우크라이나가 핵심 무기 체계를 포기하고 미국의 군사 지원을 축소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는 향후 우크라이나를 러시아의 공격에 취약하게 만들 수 있는 대목이다.

또 우크라이나 영토 내 외국군 주둔은 금지되고, 서방의 장거리 무기를 더 이상 지원받지 못하게 된다.

이외에도 러시아어를 우크라이나의 공식 국가 언어로 인정하고, 러시아 정교회의 우크라이나 지부에 공식적 지위를 부여하도록 요구하는 내용도 있다. 이는 오랜 크렘린궁의 정치적 목표를 반영한다.

소식통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가 이번 주 마이애미에서 루스템 우메로우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를 만나 이 방안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해당 조건들이 오랫동안 우크라이나의 '레드라인'이었음에도 위트코프가 우크라이나에 이 조건들을 받아들이기를 바란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고 덧붙였다.

한 소식통은 만약 우크라이나가 이 계획을 수용한다면 이는 사실상 주권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이는 전쟁 중재에 성과를 보여주고 싶어 하는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러시아가 '농락'(play)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종전안을 보고받은 우크라이나 당국자들도 이 제안이 러시아의 최대치 요구와 거의 일치한다면서 상당한 수정 없이는 논의조차 시작할 수 없다고 반응했다고 한다.

크렘린궁과 백악관은 FT의 논평에 응답하지 않았다.

yeh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