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재가 낳은 40살 中억만장자…올해만 2배 불어 33조원
'반도체 제재' 中의 국산화 정책 수혜…캠브리콘 주가 2년간 765% 폭등
창업자 천톈스, 화웨이 결별로 위기 겪다 美제재로 급부상…거품 논란도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의 강력한 대중국 제재 덕분에 중국의 한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가가 세계적인 억만장자 반열에 올랐다.
주인공은 중국의 AI 반도체 설계업체 캠브리콘의 창업자 천톈스(40)라고 블룸버그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천톈스의 재산은 올해만 두 배 이상 늘어 225억 달러(약 32조8100억 원)를 넘어섰다. 월마트와 레드불 상속인에 이어 세계 40세 이하 자수성가 부자 3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중국 수출 통제 정책이 만든 예상치 못한 결과다.
미국이 엔비디아 등 자국 기업의 최첨단 AI 반도체 중국 수출을 막자, 중국 내에서 자국산 칩을 사용하라는 '애국 소비'와 정책적 지원이 뒤따랐다.
이 과정에서 캠브리콘은 엔비디아의 빈자리를 채울 중국의 국가대표 기업으로 부상하며 막대한 혜택을 받았다.
실제로 캠브리콘의 주가는 지난 24개월 동안 무려 765% 급등했다. 천톈스의 재산 대부분은 28%에 달하는 캠브리콘 지분에서 나오는데, 주가 급등이 그의 자산을 기하급수적으로 불렸다.
2018년까지만 해도 캠브리콘은 최대 고객사였던 화웨이가 자체 칩 개발을 이유로 거래를 대부분 끊으면서 매출의 95% 이상을 잃는 등 큰 부침을 겪었다. 2022년에는 미국 상무부의 제재 명단에 오르기도 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캠브리콘의 성공이 자체 기술 경쟁력보다는 중국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덕분이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베이징 소재 투자은행 샹송앤코의 선멍 이사는 블룸버그에 "캠브리콘의 폭발적인 매출 성장은 낮은 시작점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지속적인 정책 지원 없이는 현재의 기업 가치가 과대평가 됐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싱크탱크 제임스타운재단의 서니 청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생태계는 단기간에 복제하기 매우 어렵다"며 "캠브리콘이 중국의 엔비디아가 될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캠브리콘은 지난 8월 투자 과열 조짐이 보이자 "여전히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어 기술 개발에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1985년생인 천톈스는 컴퓨터 영재로 일찍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중국과학기술대에서 영재 교육을 받고 2010년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국책 연구기관인 중국과학원 컴퓨팅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 2016년 연구소의 지원을 받아 캠브리콘을 창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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