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대만 발언' 여파 계속…中, 자국민에 日 방문 자제령

"日 지도자의 노골적 도발, 일본내 중국인에 중대한 위협 초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2025.10.31 ⓒ AFP=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대만 유사시 일본의 개입을 시사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발언이 큰 파장을 낳은 가운데, 중국 정부가 자국민에게 일본 방문을 피하라고 권고했다.

주일 중국 대사관은 14일 홈페이지를 통해 올해 들어 일본 국내 치안이 불안정해지면서 자국민을 대상으로 한 공격 및 불법 범죄 사건이 여러 차례 발생했다며 "일부 사건은 아직 해결되지 않아 일본 내 중국 국민의 안전 환경이 지속해서 악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사관은 이어 "최근 일본 지도자가 대만 관련 노골적인 도발 발언을 공개적으로 발표함으로써 중일 간 인적 교류 분위기가 심각하게 악화하여 일본 내 중국 국민의 신변과 생명 안전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며 자국민들에게 "당분간 일본 방문을 자제할 것을 엄중히 당부한다"고 명시했다.

또 이미 일본에 체류 중인 자국민들에 대해서는 "현지 치안 상황을 주의 깊게 살피고, 안전 경계 의식을 높이며, 자기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중국 정부는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 7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대만 유사시는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국가 존립 위기 사태'로 볼 수 있다고 발언한 이후 격하게 반발하고 있다.

쑨웨이둥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은 이례적으로 13일 밤 가나스기 겐지 주중 일본 대사를 초치해 다카이치 총리 발언이 "노골적인 도발이며 극히 악질적"이라며 "14억 중국 인민은 이를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14일에는 우장하오 주일 중국 대사가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을 만나 항의의 뜻을 전했다.

쉐젠 주오사카 중국 총영사는 다카이치 총리를 겨냥해 엑스(X)를 통해 "그 더러운 목을 벨 수밖에 없다. 각오는 돼 있는가"라는 글을 올린 뒤 삭제하기도 했다.

일본 정치권과 언론, 정부 내에서도 "일본의 속내를 드러냈다", "총리의 국회 발언은 가볍지 않다", "역대 내각보다 앞서갔다"는 등의 우려가 나왔다.

그러나 다카이치 총리는 특정 사례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반성할 점"이라면서도 문제의 발언이 기존의 정부 입장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며 철회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