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일본행 출발…내일 다카이치 만나 무역·안보 현안 논의
트럼프, 亞 순방 첫번째 방문국 말레이 일정 마치고 이륙
방위비 증액·관세 재협상·아베 외교 노선 계승 여부 주목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아시아를 순방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오전 말레이시아에 이어 두 번째 일정으로 일본을 향해 출국했다. 트럼프는 이날 오후 도쿄에 도착해 저녁에는 나루히토 일왕과 만남을 갖고, 28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첫 정상회담을 갖는다.
28일 오후에는 미군 요코스카 기지를 방문해 항공모함을 시찰하고 일본 기업 경영자들과 교류한다.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부인 아키에 여사와 만남도 조율 중이다.
이번 미일 정상회담은 트럼프가 재임 후 처음으로 일본을 찾는 자리이자 다카이치가 총리 취임한 지 1주일 만에 진행되는 것이라는 점에서 양국 간 무역·안보·동맹 강화 등 다양한 현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이번 회담은 다카이치 총리에게 외교 무대 데뷔전이자 미일 관계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카이치 총리는 아베 전 총리의 측근으로, 외교·안보 분야에서 아베의 보수 노선을 계승하고 있다. 트럼프는 일본 방문에 앞서 26일 첫 전화 통화를 진행했고 "아베는 훌륭한 친구였고, 다카이치 총리 역시 그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었다"며 "좋은 신호"라고 평가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미일 동맹을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며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일본은 핵심 국가"라는 측면에서 자유롭고 개방된 지역 질서 구축을 강조했다.
다카이치 정부는 트럼프 방문을 앞두고 연내 일본의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까지 끌어올릴 계획을 발표했다. 기존 계획보다 2년 앞당긴 것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국들에게 요구하는 '글로벌 기준' 5%에는 못 미치지만, 일본의 안보 부담 확대 의지를 보여주는 조치로 평가된다.
또한 일본은 국가방위전략, 방위력정비계획, 국가안보전략 등 3대 안보 문서를 개정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향후 방위비 증액의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고이즈미 신지로 신임 방위상은 "일본은 독자적 판단에 따라 방위 능력을 강화하고, 지역 평화와 안보 실현에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는 자민당 총재 선거 당시 "현행 미일 무역협정이 불공정하다면 재협상도 가능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일본은 미국과 맺은 5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협정에 따라 후보 사업 리스트를 제시할 예정이다.
트럼프는 다카이치 총리의 재협상 제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럴 수도 있지만 우리는 일본과 훌륭한 관계를 맺고 있고, 앞으로도 다카이치 총리와 멋진 관계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아베 전 총리의 외교 전략을 참고하고 있지만, 현재 자민당은 일본유신회와의 연립정부라는 새로운 정치 환경에 놓여 있다. 아베 전 총리와는 매우 다른 상황이라는 점에서 다카이치 총리가 트럼프와의 관계를 설정하는 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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