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명당 가고 유신회 왔다…자민당 정권 우경화 이끌 새 파트너

오사카 기반 지역정당서 집권 파트너로…'오사카 부수도' 숙원
평화헌법 개정 등 강경보수 성향…외국인배제 정책 등 가속 우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자민당 총재(오른쪽)가 요시무라 히로후미 일본유신회 대표(오사카부 지사, 가운데), 후지타 후미타케 일본유신회 공동대표와 20일 일본 의사당에서 만나 연정 구성 합의를 발표하고 있다. 2025.10.20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일본 집권 자민당과 연립정권 구성에 합의해 21일 예상되는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총재의 총리 선출에 결정적 역할을 한 제2야당 일본유신회에 이목이 쏠린다.

자민당의 새 파트너가 된 유신회는 온건 보수 성향의 기존 연정 파트너 공명당과 달리 강경 보수 이념을 표방하는 정당이다. 새 연정 수립으로 일본 정치권의 우경화가 한층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번 연립 합의는 두 당의 보수적 국가관이 일치했기에 가능했다. 전날(20일) 서명한 연정 구성 합의문 서두부터 "국가관을 공유하고 자립하는 국가로서의 행보를 추진한다"고 명시하며 양당의 이념적 친화성을 과시했다.

구체적으로는 △평화헌법 9조 개정 논의 착수 △긴급사태 조항 신설 △스파이 방지법 제정 △방위장비 수출규제 철폐 등 다카이치 총재와 유신회가 공유하는 강경 안보·개헌 정책들이 대거 포함됐다. 과거 공명당이 제동을 걸었던 정책들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요시무라 히로후미 일본유신회 대표(왼쪽)와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총재가 20일 연정 구성 합의를 체결한 후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25.10.20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그렇다고 모든 정책에서 자민당과 뜻을 같이하는 것은 아니다. 유신회가 물가 대책으로 요구했던 '식료품 소비세 2년간 0% 적용'이나 정치 개혁의 핵심인 '기업·단체 헌금 폐지' 등은 합의문에 '검토한다' '협의체를 설치한다' 등 모호한 표현으로 담겼다.

유신회가 강하게 요구했던 의원 정수 10% 감축에 대해서도 자민당은 '목표로 한다'고만 썼다.

이는 정권 유지를 위해 유신회의 협력이 절실했던 자민당이 안보와 개헌 등 자신들의 노선과 일치하는 요구는 수용하되, 당의 기득권과 직결되는 경제와 정치 개혁 요구는 사실상 뒤로 미루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사카 지역정당서 출발…오사카 부수도화가 숙원 사업

유신회는 2010년 하시모토 도루 전 오사카부 지사가 오사카 지역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창당한 지역 정당 '오사카유신회'에 뿌리를 둔다.

'작은 정부'를 위한 행정 개혁과 국회의원 정수 삭감 등을 정책 목표로 삼아 기성 정치에 대한 불신을 바탕으로 세력을 확장했다.

요시무라 히로후미 일본유신회 대표(오른쪽)와 후지타 후미타케 일본유신회 공동대표가 20일 자민당과의 연정 구성에 합의한 후 회담 장소인 일본 의사당을 떠나고 있다. 2025.10.20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당의 핵심 기반은 오사카를 포함한 간사이 지방이다. 요시무라 히로후미 대표는 현 오사카부 지사이며 후지타 후미타케 공동대표의 지역구 역시 오사카 12구다. 유신회 소속 중의원(하원) 의원 35명 중 과반인 19명이 오사카와 그 인근 지역구를 기반으로 한다.

유신회의 숙원 사업은 도쿄에 집중된 수도 기능을 오사카로 분산하는 '부수도(副首都) 구상'이다. 유신회는 이번 연립 합의의 최우선 조건으로 부수도 구상의 법제화를 내걸었고, 2026년 정기국회에서 관련 법안을 통과시킨다는 목표를 합의문을 명시하는 데 성공했다.

자민당 우경화 브레이크 풀리나

과거 공명당은 자민당의 지나친 우경화를 견제하는 브레이크 역할을 했었다.

하지만 유신회는 오히려 가속 페달이 될 것이란 우려가 크다. 유신회는 과거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역사 문제에 대해 수정주의적 인식을 보여 왔으며, 요시무라 대표 역시 '평화의 소녀상' 오사카 전시를 문제 삼는 등 강경한 역사관을 드러낸 바 있다.

이번 합의문에 포함된 '규칙을 지키지 않는 외국인에 대한 엄격한 대응' 방침 역시 한국 등 주변국에 대한 배타적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립에서 떨어져 나온 공명당은 두 정당의 연립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사이토 데쓰오 공명당 대표는 "합의문을 보면 정치자금 문제에 관해선 거의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고, 돈의 흐름을 장부에 기재하지 않은 문제에 대한 의혹을 불식시키려는 노력의 자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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