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이시바 총리 유임하자"…정권교체 우려 자민당 비상대응
공명당 연정 이탈 후 야권 단일후보 논의 탄력…야3당 대표 오늘 회동
21일 총리지명 선거 예상…야당간 정책 달라 정권교체 공조 미지수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자민당 총재의 총리 선출에 적신호가 켜지며 일본 정치권이 혼돈에 빠졌다. 다카이치 신임 총재와 부딪친 공명당이 26년 만에 자민당과의 연정을 끝내고 다카이치 총리 선출에 반대하면서 야권을 중심으로 정권 교체 움직임이 활발하다.
자민당 내에서는 정권을 내줄 수 있다는 불안감 속에 이시바 시게루 현 총리가 유임하고 다카이치 총재는 당 총재직만 수행하는 이른바 '총총분리(総総分離)' 주장까지 나온다.
현재 총 465석인 중의원(하원)에서 자민당은 196석인 데 반해 야당 입헌민주당(148석)과 일본유신회(35석), 국민민주당(27석) 의석수를 합치면 210석에 달한다.
어느 쪽도 과반(233석)을 자신할 수 없긴 하지만, 야권이 단일 후보를 내세운다면 정권 교체가 이뤄질 수도 있다. 총리 지명 선거는 임시국회가 소집되는 오는 21일 치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자민당은 위기 탈출을 위해 제3야당 국민민주당에 손을 뻗쳤다. 스즈키 슌이치 자민당 간사장은 14일 국민민주당 신바 가즈야 간사장을 만나 "정치 안정을 위해 새로운 틀에 협력해 달라"며 총리 선거에서 다카이치 총재를 지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다카이치 총재 본인도 14일 양원 의원 간담회에서 공명당의 연립 이탈에 대해 "나의 책임"이라고 사과하며 기본 정책이 맞는 정당과의 연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권 교체에 대한 불안감에 일부 의원들은 당분간 이시바 총리가 총리직을 이어가고 다카이치 총재는 당무에만 집중하는 방안을 거론하고 있다.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오카 도시타카 중의원 의원은 자민당 간담회에서 "다카이치 총재가 (확실히) 총리로 지명될 태세를 갖춘 뒤에 이시바 총리가 내각 총사퇴를 하고 다카이치 총리가 탄생하는 순서로 가면 어떠냐"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 지명에 필요한 의석을 확보하기 전까지는 이시바 총리가 사퇴하지 말자는 것이다. 오카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에서도 "수반 지명이 확실하지 않은데 이시바 총리를 총사퇴시켜선 안 된다"며 "연정 붕괴 이상으로 정권을 잃는 것은 큰 문제가 된다"고 주장했다.
자민당이 흔들리는 사이 야권은 13년 만의 정권 교체 기회를 잡으려고 분주하다.
입헌민주당·일본유신회·국민민주당 3당 간사장은 14일 국회에서 회동하고 총리 후보 단일화를 위해 15일 당대표 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
노다 요시히코 입헌민주당 대표는 자신이 총리 후보가 되는 것을 고집하지 않겠다며 단일화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아즈미 준 입헌민주당 간사장은 "물론 이념은 중요하지만 현실 정치를 움직이는 건 그것만이 아니다"라며 "우리 쪽이 훨씬 진심이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선 노다 대표를 내리고서라도 (단일화를) 하게 해달라고 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야권 단일화 과정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안보·에너지·헌법 문제 등 핵심 정책을 둘러싼 3당의 정책 색깔이 큰 차이를 보여서다.
신바 국민민주당 간사장은 노다 대표를 향해 15일 야당 대표 회담에서 "안보·에너지·헌법 문제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해 달라"고 요구하며 정책 합의를 우선시했다.
나카쓰카 히로시 일본유신회 간사장도 "머릿수 맞추기만으로는 안 된다"며 "정책 일치를 위한 과정과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민당과의 결별을 선언한 공명당(중의원 24석)은 그사이 차기 총리 선거의 핵심 캐스팅보트로 떠올랐다.
공명당은 14일 중앙간사회를 열고 총리 지명 선거에 관해 "모든 가능성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상황을 지켜보며 가장 적절한 판단을 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사이토 데쓰오 공명당 대표는 한 방송에 출연해 "모든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겠다"며 야당 후보에게 투표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다카이치 총재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산케이에 따르면 그는 14일 한 강연에서 "나는 총재가 됐는데도 총리가 되지 못할지도 모르는 여자라고 불리는 불쌍한 사람"이라고 자조하며 "마지막까지 모든 수를 다해 총리가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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