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젠차오 후임 류하이싱 中대외연락부장, 총리 방북 일정 동행

김정은-리창 회담 땐 리 총리 왼쪽 자리에
외교부장 유력했던 류젠차오는 낙마한 듯

박태성 북한 내각 총리(왼쪽 두번째)와 류하이싱 중국 대외연락부장이 9일 평양 공항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CCTV 갈무리)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류하이싱 신임 중국 대외연락부장이 리창 국무원 총리의 방북 수행 일정을 시작으로 공식 행보에 나섰다.

10일 중국 관영 CCTV가 공개한 리창 총리의 평양 도착 영상에는 중국의 '당대 당' 외교를 담당하는 류하이싱 대외연락부장의 모습이 잡혔다.

박태성 북한 내각 총리는 리창 총리를 공항에서 영접한 후 우정룽 공항 영접을 받은 후 우정룽 국무원 비서장, 류하이싱 부장 등과 각각 악수를 하고 인사를 나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국무위원장)와 리창 총리의 회담 사진에서도 류 부장이 배석한 모습이 나왔다.

그는 김 총비서와 리 총리가 복도를 함께 걸을 때나 회담장에 마주 앉은 장면 등에 다른 중국 수행원들과 함께 등장한 데 이어 회담에선 리 총리의 바로 옆에 앉았다.

이 외에도 중국 측에서는 왕원타오 상무부장을 비롯해 외교부에서 대미 관계를 담당하는 마자오쉬 부부장(차관), 아시아 사무를 담당하는 쑨웨이둥 부부장 등이 각각 배석했다.

한편 대외연락부는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류하이싱이 신임 부장에 임명됐음을 알렸다.

2015년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로 임명됐고 2018년 국가안전위원회 판공실 부주임을 거쳐 2022년부터는 국가안전위원회 판공실에서 일상업무 담당 부주임을 역임했다.

류하이싱이 신임 대외연락부장에 임명된 것은 류젠차오의 낙마가 공식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류 부장이 7월 말 싱가포르, 남아프리카공화국, 알제리 등을 방문한 후 당국에 연행됐다고 보도했다. 연행 사유는 확인되지 않았다.

류 부장은 지난 2023년 친강 외교부장이 임명 7개월 만에 해임된 후 중국 외교부에서 연행되어 조사받은 최고위급 인사다.

류 부장은 중국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에서 일하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반부패 캠페인에 앞장서기도 했다. 류 부장은 한때 골프를 즐겼지만 시 주석 집권 후 관료들의 사치 행위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자 골프를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류 부장은 외교부에서 근무하면서 서방 국가들과의 외교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차기 외교부장 유력 후보로 거론돼 왔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