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이시바 전후 80년 메시지 발표 추진에 다카이치 "불필요"

다카이치 지지한 보수파 "2015년 아베 담화로 역사 논란에 마침표"
이시바, 다카이치에 "나라를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지 않길" 당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전 경제안보담당상(오른쪽)이 4일 도쿄에서 열린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당선된 후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AFP=뉴스1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의욕을 보이고 있는 '전후 80년 메시지' 발표에 대해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자민당 총재가 반대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6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재는 전후 80년 메시지가 "필요 없다"고 분명히 밝혀 이를 둘러싼 조율이 난항을 겪을 수 있다고 전했다.

다카이치 총재를 지지한 당내 보수파는 지난 2015년 아베 신조 당시 총리가 발표한 전후 70주년 담화로 역사 논란에 마침표를 찍었으며 과거사에 대한 사과는 물론 관련 메시지도 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시바 총리는 다카이치 총재와 상의한 뒤 총리 퇴임 전 기자회견을 열고 메시지를 발표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다. 양측은 5일에도 메시지 발표를 협의했다.

총리 측근은 이날 "다카이치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범위에서 발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요미우리는 아시아 외교를 중시하고 선택적 부부별성제도 도입에도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등 리버럴(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이시바 총리와 극우 성향의 다카이치 총재의 정치적 입장이 정반대라고 분석했다. 이시바 총리는 선거 전 "1년간 함께 땀을 흘리고 기본적인 정책을 이어갈 수 있는 분이 선출되면 좋겠다"며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이나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다카이치 총재가 당선 이후 이시바 총리가 추진한 '방재청 설치'나 '지방 창생'을 언급하며 "큰길을 열어줬다"고 말한 것은 이시바 총리 측의 불신감을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시바 총리는 선거 직후 기자들에게 "우리만 옳다고 말해서 일이 해결되지 않는다"면서 "어떻게 '리버럴'과 관용을 가지고 일에 임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카이치 총재에게 "이 어려운 국제 정세 속에서 우리나라를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지 않도록 해 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