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말레이, 희토류 손잡는다…"정제시설 공동 건설 협상"
로이터 보도…中기술-말레이 자원 맞교환해 희토류 공급망 재편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중국이 말레이시아에 희토류 정제(가공) 기술 이전을 통해 희토류 공급망 재편을 시도하며 말레이시아가 희토류 산업의 전략적 거점국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희토류는 자동차부터 스마트폰, 군수장비, 청정 기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산업에 필수적이며 특히 중(重)희토류는 공급 부족이 심해 양국의 희토류 협력이 주목을 받는다.
2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중국과 말레이시아는 희토류 정제시설 건설을 위한 초기 협상에 돌입했다. 말레이시아 국부펀드 카자나 나시오날이 중국 국영기업과 손잡고 동남아 지역에 정제소를 세우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복수의 소식통이 전했다.
이번 협상이 성사되면 중국의 희토류 정책에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망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 희토류 생산국이자 정제국으로 자국 기술의 해외 수출을 금지해 산업 지배력을 유지해왔으나 말레이시아의 미개발 희토류 확보를 위해 기술 이전을 고려하고 있다.
중국과 말레이시아가 공동 건설하는 정제시설은 경량 및 중량 희토류 모두를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될 예정이다. 중국은 호주의 경쟁업체 라이너스가 말레이시아 동부 파항주에 정제시설을 운영 중인 점을 의식해 말레이시아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꾀하는 전략이라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말레이시아의 조하리 압둘 가니 천연자원부 장관은 지난 8월 "중국이 기술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기술 유출 방지를 위해 국영기업 중심의 협력만 허용할 것을 요청했다.
조하리는 "협상이 아직 초기 단계로 확정된 계약은 없다"면서도, 협상이 성사되면 말레이시아는 중국과 비중국 기술을 모두 보유한 희귀 국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말레이시아 측은 환경 영향과 규제 장벽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산림보호구역이나 수자원 보호지역에서는 희토류 채굴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중국 역시 말레이시아가 충분한 희토류 원자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남아 있다.
말레이시아는 약 1610만 톤의 희토류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채굴 및 정제 기술이 부족해 원광 수출을 금지한다. 2022년에는 국가 운영·허가 기준 마련을 위한 시범 채굴 프로젝트에 한해 예외를 인정한 바 있다.
shinkir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