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폭등에 도쿄의회 금배지 제작 허덕…"은배지로 바꿀 판"

금배지 조달비용 4년전의 3.6배…'대여품'인데 의원들 반환도 안해

16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직원이 금 제품을 정리하고 있는 모습. 2025.9.16/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국제 금 시세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일본 도쿄도 의회 상징인 의원 배지 가격도 4년 전보다 3.6배나 상승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8일 보도했다.

지난 6월 당선된 의원 127명에게 지급될 배지 조달 비용은 총 625만 엔(약 5890만 원)으로 4년 전인 2021년의 171만 엔(약 1610만 원)에 비해 크게 올랐다.

배지 한 개 가격은 4만7355엔(약 44만6000원)으로 4년 전 1만2980엔(약 12만3000원)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의원 배지를 은이나 다른 소재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도쿄도 의원 배지는 순금 42%와 순은 58%가 들어간 '10금'을 사용해 제작한다. 일본의 금 소매 가격 지표가 4년 전의 2.7배 수준인 그램당 1만9265엔으로 상승하며 배지 가격도 터무니없이 오른 것이다.

게다가 도쿄도 의회는 배지를 대여품으로 규정하고 있는데도 1970년대 초반부터 의원들에게 반환을 요구하지 않는 방침을 고수해 왔다.

이 때문에 다선 의원들에게도 기존 배지를 반납받지 않고 새 배지를 지급하는 관행이 이어지고 있다고 요미우리는 지적했다.

다선 의원 가운데 "새 배지는 필요 없다"고 반납한 경우는 단 5명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이미 세금으로 지급받은 배지를 개인 소유물처럼 간직하고 있는 셈이다.

배지 제조업체 관계자는 요미우리에 "금뿐 아니라 공임이나 순은, 심지어 배지를 담는 오동나무 상자 가격까지 올랐다"며 "배지 납품처 중에서는 가격이 이 정도까지 올랐다면 앞으로 제작을 중단할 수도 있다고 한 곳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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