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관세 독하게 버티는 중국…신흥시장 공략해 무역흑자 늘려
1~8월 무역흑자 7858억 달러, 전년동기 대비 28% 증가
대미수출 감소에도 수출 다변화로 상쇄…美와 협상 서둘지 않는 배경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에도 중국 무역이 예상외로 선방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5일(현지시간) 중국의 대미 수출이 급감했지만, 다른 국가로 수출을 늘리며 전체 무역흑자는 오히려 집계 이래 최대치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해 1~8월 중국의 대미 수출은 약 15% 감소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중국의 전 세계 무역 흑자는 7858억 달러(약 1080조 원)로 전년 동기(6126억 달러) 대비 약 28% 늘었다.
이런 추세라면 지난해 기록한 집계 이래 최대 흑자(9921억6000만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중국이 선방한 배경에는 수출 다변화가 있다. 미국 대신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남미의 신흥 시장을 공략하며 대미 수출 감소분을 상쇄했다.
중국산 전기차는 유럽과 동남아에서, 태양광 패널은 아프리카에서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이는 중국이 지난 10여년 간 개발도상국 인프라에 투자하며 경제적 유대를 강화해 온 장기 전략의 결과로 풀이된다.
양국의 무역 협상은 여전히 평행선이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이날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4차 고위급 협상 후 "한 달 뒤쯤 다시 대화할 것"이라며 뚜렷한 진전이 없었음을 시사했다.
다른 나라들이 서둘러 미국과 관세 협상을 타결하려 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중국은 자국만의 시간표를 따라 움직이는 모습이다.
중국은 미국의 공세에 맞서 희토류와 대두라는 두 가지 카드를 꺼내 들었다. 미국 경제의 약한 고리를 정밀 타격해 협상 지렛대를 만든 것이다. 중국은 첨단 산업의 필수 원자재인 희토류의 약 80%를 생산하며, 중국은 세계 대두의 약 60%를 구매한다. 중국이 대두 구매를 중단하면 미국 중서부 농가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다.
다만 중국의 수출 호조가 중국 내부의 경제 취약성을 가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질적인 부동산 침체와 소비 부진, 높은 청년 실업률이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8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해 시장 예상치(5.7%)에 미치지 못했고 2024년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소매 판매는 전년동기 대비 3.4% 증가해 시장 예상치인 3.8~3.9%를 하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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