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텐센트 "자체 AI칩 개발 안해…사용자 맞춤형 서비스 집중"

"칩 제조사와 협력해 소프트웨어 작동 최적화 긴밀 조정"
화웨이 이어 알리바바·바이두 등은 자체 AI 칩 개발 속도

다우손 퉁 텐센트 수석 부사장 겸 클라우드&스마트 산업 그룹 CEO. (텐센트 제공)

(광둥성 선전=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중국 빅테크인 텐센트가 자체 인공지능(AI) 칩 생산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는 미국의 첨단기술 규제로 엔비디아의 AI 칩 수입길이 막힌 중국 빅테크들이 자체 칩 개발에 나서는 것과 대조적인 움직임이다.

다우손 퉁 텐센트 수석부사장 겸 클라우드&스마트산업그룹 최고경영자(CEO)는 1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자체 칩을 생산하지 않으며 그럴 계획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퉁 수석부사장은 "대신 국내외 반도체 제조사와 협력해 주요 제조사의 칩에서 소프트웨어가 최적으로 작동하도록 긴밀히 조정한다"며 "특정 제조사에 의존하지 않고 고객의 사용처에 따라 가장 효율적인 비용으로 하드웨어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I는 멀티모달, 순수 텍스트, 음성, 자동차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 등 활용이 가능한 곳이 매우 다양하고 니즈도 제각각"이라며 "이에 따라 여러 칩 파트너와 협력해 사용자에 최적화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텐센트는 미국의 첨단기술 규제에 따른 어려움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이러한 미국의 규제가 중국 첨단산업에 오히려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퉁 수석부사장은 "미국의 수출통제로 인해 그래픽처리장치(GPU) 사용에 제약이 있다"며 "이에 따라 더 나은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접근할 수 있는 자원을 기반으로 클러스터를 구축해 모델을 훈련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초부터 훈련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최적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하며 "이같은 제약에 직면했을 때 보통의 엔지니어적 사고로 혁신적인 방법을 찾아 해결하는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퉁 수석부사장은 "중국 내 반도체 기업들이 틈새 시장을 공략하면서 빠르게 대체 솔루션을 출시하고 있다"며 "결국 고객들은 비용 효율성과 투자 대비 효과(ROI)를 기준으로 어떤 칩을 선택할지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텐센트는 전략적으로 중국과 해외를 구분해 미국의 첨단기술 수출 규제에 대응하고 있다. 퉁 부사장은 중국산 칩들의 출시가 잇따르고 있으며 이로 인해 최근 12개월간 중국산 칩 사용을 늘려가는 추세라고 소개했다. 다만 해외의 경우 현지 파트너가 칩을 조달해 텐센트는 소프트웨어 측면에서의 전문성을 제공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같은 과정은 중국 AI 산업이 기술적 제약을 돌파해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 주요 빅테크들은 미국의 첨단기술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칩 자립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의 첨단기술 제재 직격탄을 맞은 화웨이는 자체 AI 반도체인 '어센드칩'을 개발했다. 화웨이의 어센드칩은 중국 생성형 AI 기업인 딥시크도 도입한 것으로 알려진다.

알리바바는 올해 초부터 자체 칩 '전우'를 소규모 AI 모델 학습에 활용하고 있다. 전우는 엔비디아의 '블랙웰' 수준에는 못미치지만 중국 전용으로 공급되는 H20 칩과 경쟁 가능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다.

바이두 역시 자회사 쿤룬신이 설계한 '쿤룬 P800'을 이용해 자사 대형 언어모델인 어니의 학습과 추론 실험을 진행 중이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