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의' 이시바, 이달 유엔총회서 전후 80주년 메시지 발표 검토

"마지막 메시지로 생각"…자민당 보수파 반발에 불발될 수도

7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사임을 발표하며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2025.09.07.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퇴임 전 오는 23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맞춰 전후 80주년 메시지를 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지지통신이 9일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 측근은 "이시바 총리가 전후 80년 메시지를 자신이 남기고 싶은 마지막 말처럼 생각하고 있다"며 "현재도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일본 총리는 10년마다 패전일인 8월 15일에 식민지 지배에 대한 사죄와 반성의 뜻을 표명한 전후 담화나 메시지를 발표했다. 이에 이시바 총리도 올해 패전일을 전후해 80주년 메시지 발표를 검토했으나 자민당 내 보수파의 반발에 부딪쳤다.

이에 이시바 총리는 일본이 항복문서에 조인했던 날인 지난 2일 전후 80주년 메시지 발표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자민당 의원총회와 일정이 맞물린 데다 자민당 내 보수파의 반발과 퇴진 압박에 보류했다.

이시바 총리는 제2차 세계대전 전범국으로서 비극적인 전쟁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특히 그는 지난달 15일 제2차 세계대전 패전 80주년 '전몰자 추도식'에서 "전쟁의 반성과 교훈을 다시 한번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고 말해 13년 만에 처음으로 '반성'을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유엔총회 전후 80주년 메시지 발표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자민당 내 보수파들이 여전히 반발하는 가운데 일부 측근들 사이에서도 퇴임을 앞둔 상황에서 현재 국면에서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비관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7월 참의원 선거에서 참패한 뒤 꾸준히 사퇴 압박을 받아온 이시바 총리는 지난 7일 자민당 총재직과 총리직에서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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