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포스트 이시바 경계론…"좋아하지 않았지만 다음이 더 위험"

온건보수 퇴진에 실망·우려…입헌민주당 의원 "다음 총리는 국민에 재앙 될 수도"
내각 지지율 상승에도 내부 반발 못버텨…자민당 내 강경파 목소가 커질 듯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7일 오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사임을 공식 선언하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이시바씨, 좋아하진 않았지만, 다음(차기 총리)이 더 위험할 가능성이 있으니까…."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자민당 총재)의 사임 표명에 대해 일본의 유명 만화가 구라타 마유미(54)가 자신의 SNS 계정에 남긴 짧은 글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글을 소개한 기사는 8일 오전, 야후 포털서 1000개 이상의 댓글을 받았다.

야당인 입헌민주당의 고니시 히로유키 참의원도 SNS에 이시바 총리가 끝까지 자신의 신념을 관철하지 못했다는 취지에서 "이시바 시게루라는 정치인을 연기만 한 정치인"이라고 비난하면서도 "다음 자민당 총재는 더욱 나빠져, 국민에게 재앙이 될 수 있다"고 경계했다.

구라타와 고니시 의원은 글은 총리로서 이시바에 대한 평가는 좋지 않지만, 보수 우경화가 뚜렷해진 일본 정치에서 온건 보수 정치인이 계속 일본을 이끌며 개혁을 추진해줬으면 하는 바람을 담고 있다. 일본 내에서도 지나친 우향우 행보를 경계하는 이들이 적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시바 총리의 퇴진에 대한 '유감' 분위기는 거세진 당내 퇴진 요구와 달리 이시바 내각의 지지율이 최근까지 상승세를 보였던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요미우리신문사가 8월 22~2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내각 지지율은 39%로 7월부터 17%포인트 상승했다. 또 교도통신의 지난달 23~24일 조사에서 '이시바가 사퇴할 필요가 없다'는 응답은 57.5%로 '사퇴해야 한다'는 40.0%를 크게 웃돌았다.

하지만 2023년 말 불거진 정치 자금 스캔들로 추락하는 자민당호(號)에 오른 이시바 총리는 당을 구해내지 못했다. 이시바 정권은 2024년 10월 발족으로부터 약 1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당내에선 잇따른 선거 패배와 물가 상승 등 경제 문제 해결 실패에, 리더십 부족이라며 강경파를 중심으로 사임 목소리가 거셌고, 이시바는 사퇴로 이를 수용하는 형국이 됐다.

이시바 총리에겐 '아베 다음' 시대를 열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닛케이는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라이벌이었던 이시바의 총리 취임은 자민당이 정권을 탈환한 2012년 말부터 이어진 아베 시대가 끝났음을 의미했다"며 "아베가 중시한 '암반 보수(岩盤保守)' 우파는 자민당과 거리를 두고 참정당이나 일본보수당 같은 신생 정당으로 흘러갔다"고 지적했다.

이시바 총리는 전날(7일) 사임 기자회견에서 지지율 상승 흐름에 대해 "나에 대한 평가를 받고 있다기보단 제대로 일을 해달라는 것이 아니었겠나"라며 "당내에서 이런저런 싸움을 하기보단 제대로 해 달라고. 국가, 국민에게 일을 해달라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총리관저 앞에서 여러 차례 열렸던 '유임 요구' 시위에 대해선 "감사한 일이었다"고 덧붙였다.

닛케이는 "자민·공명 연립여당이 중·참 양원에서 과반수를 얻지 못하고, 야당의 의석도 분산했다. 일본은 다당제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시바가 퇴진해도 (자민당이) 원래대로 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자민당의 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야후 댓글엔 구라타의 진단에 수긍하며 차기 총리로 하마평에 오르는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과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 등 정치인을 비판하는 내용도 있지만 이시바 총리가 진작에 물러났어야 한다며 일본엔 우파 정책을 강력하게 펼칠 리더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담은 것들이 더욱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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