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북중러 정상 결속, 美에 경고…中 군사력·국제 위상 과시"
NYT "전시 기억 환기, 국제적 긴장 속 국내 지지 결집 효과"
FT "러 파병 北김정은 참석으로 '새 권위주의 축' 부상 우려"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3일 오전 중국 베이징 톈안먼(천안문) 일대에서 진행된 '중국 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즘 전쟁(제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 기념 열병식을 두고 외신들은 중국이 미국 등 서방 진영에 경고를 보내고 군사력과 국제적 위상을 과시하려는 의도를 보였다고 풀이했다.
로이터는 이번 열병식이 "중국의 군사력과 외교적 위상을 과시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평가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변덕스러운 관세 정책 기조로 동맹국은 물론 경쟁 국가와 미국 간의 관계까지도 긴장된 가운데 열렸다는 점을 주목했다.
또한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이번 행사가 단순한 장식에 그치지 않고 지난 2024년 6월 체결된 북러 군사협정과 유사한 북중 연합이 논의될지 주목된다"며 "이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군사 전략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짚었다.
뉴욕타임스(NYT) 역시 "러시아와 북한 등 권위주의 지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중국이 서방 압력에 굴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내는 자리였다"며 "열병식은 중국의 부상을 억제하려는 미국 등 국가들에 대한 경고로, 대만과 국제적 지지자들에게도 독립으로 향하는 움직임이 가져올 위험을 암묵적으로 경고했다"고 분석했다.
조셉 토리기언 아메리칸대 부교수는 "시진핑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패권 세력'이 여전히 외국식 모델을 자신들에게 강요하고 정당한 세계적 위치를 차단한다고 믿는다"며 "그들은 전쟁의 기억을 활용해 미래 세대가 서구적 가치에 물들지 않게 하고 자신들이 구상하는 세계질서를 정당화하려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이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국무위원장) 등 20여명의 지도자들을 초청해 열병식을 개최한 데 대해서는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질서에 반대 입장을 취한 권위주의 지도자들의 보기 드문 집결"이라고 봤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군정 총사령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등이 이날 열병식에 주요 귀빈으로 자리했다.
그는 이어 "전시 기억을 환기하는 것은 경제 불확실성과 미국과의 무역 및 기타 갈등으로 고조되는 긴장 속에서 국내 지지를 결집시키는 효과가 있다"고도 분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김 총비서의 참석에 대해 "북한군은 현재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러시아군과 함께 싸우고 있어, 미 동맹국들 사이에서 새로운 권위주의의 축이 떠오른다는 우려를 높이고 있다"고 했다.
이날 본격적으로 열병식이 시작하기에 앞서 귀빈을 영접한 시 주석은 김 총비서를 마지막에서 두 번째로, 푸틴 대통령을 마지막 순서로 악수했다. 기념사진을 촬영할 때도 시 주석 부부의 바로 양옆에 김 총비서와 푸틴 대통령이 서며 북·중·러 밀착과 연대를 과시했다.
오전 9시(한국시간 오전 10시) 리창 국무원 총리의 개막 선언, 예포 발사와 함께 열병식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시 주석은 연설에서 "중국인들은 강권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립, 자강하는 위대한 민족"이라며 "세계는 다시금 평화냐 전쟁이냐, 대화냐 대결이냐, 상생이냐 제로섬이냐 선택에 직면해 있다"고 강조했다.
연설이 끝나고 톈안먼 앞 도로 창안제를 따라 대규모 열병식이 진행됐다. 시 주석은 중국산 의전 차량 '훙치'를 타고 도보 부대와 장비 부대 등을 사열했다. 이때 중국의 최신예 전략 무기도 대거 등장했다.
트럭 12대에서 비둘기 8만 마리를 날려 보내는 것으로 열병식은 마무리됐다. 해당 임무를 맡은 허우펑청은 "이는 중국 인민이 평화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며 "우리나라는 강해졌고, 대만인들은 마음 속으로 재통일을 갈망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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