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전문가 "北김정은 방중, 북중관계 새 국면 진입…국경 개방할 듯"

"일방적인 힘 문제 해결 힘들어…한반도 평화 증진 기여 전망"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4차 방중 소식을 10일자 지면에 보도했다. 사진은 김 위원장 부부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부부가 김 위원장의 생일인 8일 오후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만찬전 악수를 나누는 모습. (노동신문)2019.1.10/뉴스1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내달 3일 베이징에서 개최되는 중국의 '전승절'(항일전쟁 승리 및 세계 반파시스트 승리) 80주년 기념행사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참석이 확정됨에 따라 향후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각국의 셈법이 복잡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김 총비서의 6년 만의 방중으로 북러 밀착에 따라 다소 소원했던 북중 관계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중국 내 한반도 전문가인 한셴둥 중국 정법대 교수는 28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총비서가 마지막으로 중국을 방문한 것은 2019년 1월"이라며 "김 총서기가 이번 전승절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일본과 중국의 식민지 침략 문제에 대한 동일한 역사관을 보여주는 것이자 중조(북중) 관계를 매우 중시하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진단했다.

한셴둥 교수는 "고위급의 상호 방문은 양국 관계 발전에 중요한 지도적 역할을 한다"며 "이번 방중과 북중 정상 간 만남을 계기로 북한은 가까운 미래에 국경을 개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북중 관계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김 총비서의 이번 방중은 중국이 관세 압박 등으로 갈등을 벌이고 있는 미국을 견제하는 동시에 한반도에서의 영향력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은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피스메이커' 역할을 맡아 달라고 요청했었다. 이재명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을 추진하고,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가 언급된 직후 중국 측에서 김 총비서의 방문을 발표한 것도 이 같은 포석이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문일현 정법대 교수는 "중국 입장에서는 북러 밀착이 한반도 영향력 감소로 직결되는 문제기 때문에 북한과 관계 개선을 통해 영향력을 회복하고 미국의 압박을 상쇄하려는 카드로 활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 교수는 "북한 입장에서 본다면 러시아와의 밀착으로 중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진 만큼 소원된 관계 개선의 필요성이 있었을 것"이라며 "한미일 공조가 강화되는 분위기 속에서 북한에 대한 압박이 증가하는 것에 대응하기 위한 측면에서도 중국의 전략적 지원을 얻고 싶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중국 관영지인 환구시보는 전일 논평을 통해 "건강하고 안정적 중한 관계는 그 자체로 한국의 가장 중요한 전략 자산 중 하나로 한국이 외부 압력에 저항하고 한반도 평화를 유지하는 후원자"라는 입장을 강조한 바 있다.

한셴둥 교수는 "한국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에 '피스메이커'가 되어 달라고 요청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한반도의 대북 정책을 지지해 주기를 바랐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문제에서 드러났듯, 어떤 일방적인 힘은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한반도의 평화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모든 당사자가 한마음으로 협력해야 한다"며 "김 총비서의 이번 방중은 중조 관계에 도움이될 뿐 아니라 상호 간의 이해와 한반도 문제에 대한 이해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증진하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훙레이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는 이날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 80주년) 기념활동' 준비 상황 브리핑에서 "시진핑 주석의 초청으로 26명의 외국 국가 원수 및 정부 수뇌가 기념 활동에 참석한다"며 김 총비서의 참석을 발표했다.

다만 현재까지 김 총비서의 중국 내 일정에 대해서는 공식 발표된 것이 없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관련 상황에 대해선 중국 측이 적시에 소식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