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에 기울면 韓운명 위험한 전차 타…바둑알 아닌 기사 돼라"
환구시보 등 관영지, 방미 李대통령 '안미경중 불가능' 언급 주목
"中시장 포기로 경제이익 훼손시 韓안보도 불안…자주적 결정 내려야"
- 정은지 특파원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중국 관영지는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 방문 중 '안미경중'(安美經中·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 노선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 미국의 중국 견제에 동참하는 것은 "한국의 운명을 위험한 전차에 묶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미국조차도 중국과 이견을 관리하고 협력 공간을 유지하려 한다"고 짚으면서 한국이 "자주적 결정"을 통해 "바둑알"이 아닌 "기사"가 될 것을 촉구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한중 관계 해빙 분위기 속에서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거치며 한국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견제에 동참하는 쪽으로 기울어질 가능성을 우려해 압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는 27일 "한국이 '안미경중'을 조정하기 위해선 먼저 핵심 질문을 해결할 필요가 있다"는 논평을 게재했다.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는 각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와 영자신문으로 이들은 논평을 통해 정부의 공식 또는 비공식 입장을 반영한다.
논평은 이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계기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초청 연설을 마친 뒤 존 햄리 소장과 대담에서 "한국은 과거엔 안미경중의 태도를 취한 게 사실이지만, 이제 과거와 같은 태도를 취할 수 없는 상태(정세)가 됐다"라고 언급한 점을 주목했다.
논평은 "현재 한국은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전략적 게으름을 구실로 더 어려운 과제를 회피하려하는 것 같다"며 "실력이 뛰어난 중등 강국으로서 백년의 변혁 시대에 어떻게 전략적 자주 공간을 지키고 확장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환구시보는 "'안미경중'이 과거형으로 묘사되고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 한국의 최근 대외 정책의 입장이 되는 것은 본질적으로 한국의 국가 이익을 미국의 글로벌 전략에 종속되는 부차적 위치에 두는 것"이라며 "미국의 대중국 억제 전략은 동맹국의 안보나 경제 이익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 아닌 자국의 글로벌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 기업이 미국의 대중국 수출 통제로 중국 일부 시장을 포기할 수밖에 없어 경제 실익이 훼손된 상황에서 국가 안보가 견고할 수 있겠냐고 반문하며 "이는 서울의 정치인들과 기업인들이 처리해야 할 계산서"라고 밝혔다.
논평은 한국이 그동안 추구했던 '안미' 노선이 한국에 진정한 안전을 가져다주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사드 배치는 북핵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중한 관계에 타격을 줘 한반도 정세의 긴장을 고조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이 반도체, 공급망, 나아가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등 중국의 핵심 이익과 관련된 문제에서 워싱턴의 대중국 억제 '지휘봉'에 춤을 춘다면 한국의 운명을 위험한 전차에 묶는 것과 다름 없다"고 경고했다.
논평은 "한국이 소위 말하는 '안미경중' 노선을 조정하면서 중국과의 거리를 두면 이는 한국 경제와 민생에 심각한 충격을 주고 한국의 근본적 이익을 해칠 것"이라며 "미국조차도 중국과 이견을 관리하고 협력 공간을 유지하려 하는데 한국이 어떻게 '미국 아니면 중국'이라는 단일 선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는가"라고 꼬집었다.
논평은 "중국과 한국은 옮길 수 없는 이웃으로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대해 공동의 이익과 우려를 갖고 있는 점이 중한 관계가 한미 관계와 다른 핵심"이라며 "중국과의 관계를 잘 처리하는 것은 한국이 중미 사이의 '선택지'가 아닌 실질적 이익과 발전에 대한 '필수 답안'"이라고 밝혔다.
또한 "건강하고 안정적 중한 관계는 그 자체로 한국의 가장 중요한 전략 자산 중 하나로 한국이 외부 압력에 저항하고 한반도 평화를 유지하는 후원자"라며 "한국이 기사가 될지, 아니면 바둑알이 될지 한국 정치인들이 큰 전략적 결단을 내려 자국의 장기적 이익을 바탕으로 독립적인 판단과 자주적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같은 날 뤼차오 랴오닝대 미국·동아사이아연구소 소장 겸 부교수는 글로벌타임스에 "이 대통령의 대중국 정책에 대한 발언은 한국 정부가 미국의 관세 압박에 직면한 상황에서 보여준 정치적 제스처에 가까운 동시에 한국 내 친미 세력의 압박에 대한 대응으로 볼 수도 있다"고 전했다.
또한 리하이둥 중국 외교학원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 앞에서 중국을 언급한 것은 한미 양국 간 중국 의제 조율이 피할 수 없는 핵심 의제가 됐음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ejj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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