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짝퉁 스타벅스' 등장…"커피 3잔에 3만 5000원"

북한판 이케아에 어그 신발도 판매…일주일 투어에 약 194만원
평양 노점상에서도 '디지털 결제'…북한식 우버 등 다양한 앱 지원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3일 "만경대혁명학원과 칠골혁명학원 원아들이 지난 9일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를 방문해 즐거운 나날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북한이 최근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를 개장하는 등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북한 내에 서방 문화가 퍼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최근 북한을 방문한 외국인들이 촬영한 영상을 입수해 북한의 변화된 소비문화를 조명했다.

평양에 유학을 온 중국인 유학생은 북한에 대한 첫인상으로 "먹을 것과 따뜻한 옷이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막상 도착해 보니 꽤 호화로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평양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장소 중 하나로 '낭랑 애국 금강관'을 꼽았다. 이곳은 가구, 주방용품, 식료품 등을 판매하는 쇼핑몰로 중국인 유학생들 사이에선 매장 구조와 제품이 스웨덴 가구회사인 이케아와 동일해 '북한판 이케아'라 불린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이케아는 "북한에 공식 이케아 판매 채널은 없다"며 "우리는 지식재산권 침해 여부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있으며 필요할 경우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쇼핑몰에는 스타벅스 프리미엄 브랜드인 스타벅스 리저브를 모방한 '미라이 리저브'라는 카페도 입점되어 있다. 그는 해당 카페에서 커피 세잔에 약 25달러(약 3만 5000원)를 지불했다며 평양 물가가 비싸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평양 마라톤에 참가한 스웨덴의 요한 닐란데르(53)는 평양에서 작은 노점상조차 현금보다 QR코드를 통한 디지털 결제를 선호했다며 평양에선 대부분 결제가 휴대전화로 이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닐란데르는 "휴대전화는 일상생활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며 "영상, 메시지, 북한식 우버, 쇼핑 등 세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개장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를 방문했던 러시아의 다리아 주브코바(35)는 일주일 일정에 약 1400달러(약 194만 원)를 지불했다며 리조트까지 타고 온 기차부터 호텔방과 해변 시설까지 모든 것이 새 것 같았다고 말했다.

주브코바는 음식이 매우 풍족했으며 심지어 러시아에서 구하지 못한 어그 브랜드 신발을 샀다고 말했다.

또한 주브코바는 리조트를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었고 감시받고 있다고 느끼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디를 가든 항상 인명구조요원, 웨이트리스, 의사 등이 있었다며 "모두가 나를 지켜보고 있고, 무슨 부탁이든 바로 들어주기에 마치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NYT는 북한이 서방의 소비 브랜드를 모방하는 것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현대화된 모습을 과시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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