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눈 돌리는 中투자자…美관세 우회·현지시장 '두 마리 토끼'
서자바 지역 산업단지 문의 '봇물'…1분기 부동산 가격도 '껑충'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중국 투자자들이 인도네시아 직접투자에 눈을 돌리고 있다. 미국의 고율 관세를 회피할 수 있는 데 더해, 인구 규모가 세계 4위에 이르는 초거대 시장이라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발 수요로 인해 인도네시아의 올 1분기 산업용 부동산과 창고 가격은 전년 대비 15~25% 상승해 20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특히 2700㏊ 규모의 수방 스마트폴리탄 산업단지를 비롯, 인구가 많은 서자바 지역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중국 투자자들의 문의가 물밀듯이 밀려오고 있다. 완구 제조업체, 섬유업체, 전기차 제조업체 등이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단지 운영사 관계자는 로이터에 "지난달 미국과 인도네시아 간 상호관세 협상이 발표되자마자 신규 고객과 에이전트로부터 전화·이메일·위챗 문의가 폭주했다"며 "공교롭게도 모두 중국에서 온 문의였다"고 귀띔했다.
인도네시아는 최근 미중 무역 갈등 심화 이후 새롭게 혜택을 보는 국가로 떠올랐다. 인도네시아산 상품의 미국 수입관세율은 말레이시아·필리핀·태국과 동일한 19%로, 베트남(20%)보다 조금 낮은 수준이다. 중국산 상품에 적용되는 관세율은 30%를 넘는다.
세계 4위의 인구 대국이자 동남아 최대 경제국으로, 이웃 국가들보다 시장 규모가 크다는 점도 투자자들에게는 구미가 당기는 지점이다.
인도네시아 경제는 올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5.12% 성장했다. 인도네시아 정부 발표에 따르면 2년 만에 가장 빠른 성장세를 기록했고, 시장 예상도 웃돌았다. 같은 기간 가계 소비 증가율은 전년 대비 4.97%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중국·홍콩의 대(對)인도네시아 투자액은 82억 달러(약 1조 107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인도네시아 전체 외국인직접투자(FDI)는 2.58% 늘어난 432조 6000억 루피아(약 3조 8070억 원)를 기록했다.
미라 아리핀 뱅크오브아메리카 인도네시아 지사장은 "중국 기업들이 인도네시아에 쉽게 진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어 항상 시너지가 존재해 왔다"며 "인도네시아는 역동적인 젊은 인구를 갖춘 방대한 인재 풀을 보유하고 있어 외국 투자자들이 빠르게 규모를 확대하기에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 또한 대중 관계를 적극적으로 다져 왔다. 지난해 11월 베이징을 찾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했고, 지난 5월에는 자카르타에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면담했다.
다만 규제 장벽, 관료주의적 절차, 소유권 제한, 낙후 인프라, 산업 공급망 부재 등 리스크가 없지는 않다.
또 일부 외국인 투자자들은 '포퓰리스트 성향'의 프라보워 대통령이 학교 무상급식, 임산부 무료 식사 제공 등 주요 선거 공약을 추진하고 있어 인도네시아 정부 재정 건전성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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