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강진에 日동북부 1.3m 쓰나미·교통 마비…고래 떠밀려와(종합)

캄차카반도 해역 8.8 강진에 태평양연안 곳곳 쓰나미 관측
센다이공항 활주로 선제 폐쇄…후쿠시마 원전 작업자 피난

30일 일본 가나가와현 후지사와시의 한 해변에 쓰나미 경보가 발령된 이후 인적이 사라졌다. 이날 러시아 극동 캄차카반도 인근 해역에서 규모 8.8 강진이 발생하면서 일본 해안 대부분 지역에 쓰나미 주의보와 경보가 발령됐다. 2025.7.30 ⓒ AFP=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윤다정 기자 = 러시아 극동 캄차카반도 동쪽 해안에서 발생한 규모 8.8 강진으로 30일 일본 곳곳에서 쓰나미가 보고됐다.

일본 공영 NHK 방송에 따르면 초기 쓰나미는 10~50㎝ 수준으로 관측됐으나 오후 혼슈 동북부 이와테현 구지항에 1.3m 쓰나미가 도달했다.

일본 기상청은 홋카이도 동부에 최고 3m 높이 쓰나미가 도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아직 심각한 인적·물적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일본 정부 대변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해상 피해 정보는 없다며 각지 원자력발전소도 안전한 상태라고 밝혔다.

러시아 극동 캄차카반도 동쪽 해역에서 규모 8.8 강진이 발생한 30일 일본 가나가와현 후지사와시에서 쓰나미 경보로 폐쇄된 가타세 에노시마역에서 한 남성이 안내문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 AFP=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다만 쓰나미 영향으로 일본 곳곳의 교통편이 마비됐다.

쓰나미 경보 발령 이후 미야기현 센다이 국제공항 활주로가 즉시 폐쇄됐다. 센다이 공항은 해안가에 위치해 있으며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에도 침수 피해를 입었다.

이에 따라 항공기 운항이 전면 중단됐으며, 공항에서는 이용객들에게 2층 이상으로 대피하도록 안내했다.

또 홋카이도에서 간사이 지역 남부 와카야마현에 이르는 태평양 연안 철도 노선 상당수 운행이 중단됐다. JR뿐만 아니라 게이큐션, 오다큐 에노시마선 등 수도권 주요 노선도 연안 구간을 중심으로 운행이 멈췄다.

도쿄만과 혼슈-홋카이도 항로를 오가는 페리 편도 전면 중단되거나 결항·지연되고 있다.

일본 가나가와현 후지사와시의 한 해변 시설이 30일 발령된 쓰나미 경보 이후 비어 있는 모습. 2025.7.30 ⓒ AFP=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센다이 국제공항 활주로가 폐쇄됐고 고속도로 3개 노선 3개 구간 통행이 금지됐다"며 "17개 철도 사업자의 41개 노선에서 운행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동일본대지진 당시 쓰나미 피해를 입었던 미야기현 센다이시, 시오가마시, 이시노마키시, 미나미산리쿠정 등은 잇따라 대피소를 개설했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도 피난 지시가 내려졌다.

후지뉴스네트워크(FNN)에 따르면 일본 도쿄전력은 쓰나미 예고에 따라 오전 8시 51분에 후쿠시마 제1원전 구내 작업원에 대해 피난 지시를 내리고 모든 인원이 피난했다.

러시아 극동 캄차카반도 동쪽 해역에서 30일 규모 8.8 강진이 발생했다. 남북한의 동해안에도 0.3m 미만의 쓰나미가 예보됐다. 태평양 연안 지역에 최대 3m의 쓰나미가 예측되면서 일본과 미국 하와이 및 캘리포니아 해안뿐 아니라 남미 에콰도르와 칠레까지 쓰나미 도달 예상 지역에 주의보가 내려졌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도쿄전력 측은 다핵종제거설비(ALPS) 오염수 희석 방출 설비에 대해선 원격 감시로 이상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며 오전 9시 5분 작업을 멈췄다고 밝혔다.

도호쿠전력에 따르면 오나가와 원자력발전소는 쓰나미 경보 발령 이후에도 정상 운전 중이지만 해안 부근에서의 작업은 중단된 상태다.

무라이 요시히로 미야기현 지사는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해안에 접근할 수 없어 피해 상황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지바현 다테야마시 해안에는 고래 4마리가 떠밀려 온 모습이 포착됐다.

미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지진은 이날 오전 11시 24분쯤(한국 시간 오전 8시 24분) 캄차카주 주도인 페트로파블롭스크-캄차츠키에서 남동쪽으로 133㎞ 떨어진 북태평양 해상에서 발생했다.

USGS는 이번 지진 규모를 8.0으로 발표했다가 8.6과 8.7을 거쳐 8.8까지 상향 조정했다. 이후 규모 6.9과 6.3의 강한 여진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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