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中외교 ARF 참석…'관세·남중국해 갈등' 美국무와 회담 주목

中외교부 "일방주의 만연으로 동아시아 협력 전례없는 도전"

왕이 중국 외교부장. 2025.07.03 ⓒ AFP=뉴스1 ⓒ News1 이지예 객원기자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이번주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한다. 이번 회의에는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도 참석하는데, 이를 계기로 남중국해, 관세 문제 등을 둘러싼 미중 외교장관 회담 성사에 관심이 쏠린다.

9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부장은 10~11일 ARF가 열리는 말레이시아를 방문하고 이 기간 중국-아세안 외교장관 회의, 아세안-한중일 외교장관 회의 등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마오닝 외교부 대변인은 "최근 몇년간 동아시아 협력이 전반적으로 안정적 발전 추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국제 정세가 혼란스럽게 얽히고 일방주의와 보호주의가 만연해 동아시아 협력에 전례없는 도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이번 일련의 외교장관 회의를 통해 각국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발전과 협력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회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 이외에도 아세안 일부 국가를 포함해 14개국에 국가별 상호관세안을 새롭게 통보한 이후 열린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세안 지역에 집중해 관세 서한을 보낸 것은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7일 관세 서한을 보낸 국가 중 아세안 회원국은 태국(관세율 36%), 인도네시아(32%), 말레이시아(25%), 캄보디아(36%), 라오스(40%), 미얀마(40%) 등 6개국에 달한다.

이에 아세안 외교장관들은 이번 회의에서 트럼프발 무역 전쟁을 주요 의제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AFP통신은 "아세안 외교장관들은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를 앞두고 세계 무역 긴장 고조와 국제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 증가, 특히 관세 관련 일방적 조치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는 초안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측에선 루비오 국무장관이 참석한다. 루비오 장관은 12일까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방문해 △미-아세안 외교장관 회의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 회의 △ARF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미국 국무부는 "루비오 장관은 국무장관으로서의 첫 아시아 방문에서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안전한 인도-태평양 지역을 증진하려는 미국의 의지를 재확인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중 외교장관 회담 성사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라오스에서 열린 ARF에선 미중 외교장관 회담이 열린 바 있다.

일각에선 남중국해 문제를 둘러싼 미중 갈등이 점화될 가능성도 제기한다. 천샹먀오 중국 남중국해 연구소 연구원은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미국 고위 외교관의 방문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이용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시도"라며 "특히 남중국해 문제와 중국의 영향력을 약화하고 아세안 회원국 사이의 분열을 조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조현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마무리되지 않아 이번 ARF에는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이 대신 참석할 예정이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