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타닐 규제 강화한 中…"미중 정상 10월말 韓APEC 회담 가능성"

펜타닐 전구체 목록에 '4-피페리돈''1-Boc-4-피페리돈' 추가
전문가들 "중국이 문제 해결 진심 보여준 것"

멕시코에서 미국 애리조나주로 들어온 트럭에서 발견된 펜타닐(합성마약) 2019.1.31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중국 정부가 미국과의 무역 분쟁의 한 원인이었던 펜타닐 제조에 쓰이는 두 가지 화학 물질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예정이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그래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미국의 책임임을 강조했다.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번 주 중국 정부 기관 6곳은 공동 성명을 통해 펜타닐의 전구체 화학물질(기본 성분) 목록에 4-피페리돈과 1-Boc-4-피페리돈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이 물질들은 더욱 엄격하게 관리될 예정이다.

이번 새로운 제한 조치는 다음 달 20일 발효된다. 이는 왕샤오훙 중국 공안부장이 지난주 베이징에서 데이비드 퍼듀 주중 미국 대사를 만나 마약 밀매 근절 노력을 논의한 지 며칠 만에 발표되었다.

워싱턴 소재 연구소인 스팀슨 센터의 중국 프로그램 책임자인 윤순(Yun Sun)은 이번 조치가 "중국이 이 문제에 대해 미국과 협력하고자 하는 진심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강력한 합성 오피오이드인 펜타닐의 미국 유입을 막기 위한 충분한 조처를 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해 왔다. 펜타닐은 매년 수만 명의 미국인을 사망에 이르게 하는데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이유로 올해 초 중국 제품에 총 20%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펜타닐 관세는 지난 5월 스위스 제네바에서의 고위급 협상으로 미국이 대(對)중국 상호관세 125%를 10%로 낮추면서도 유지했던 관세다. 미국은 지난 2월과 3월 10%씩 두차례 펜타닐 관세를 부과, 현재 기준 미국의 대중 추가 관세는 30%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의 펜타닐 위기에 대한 책임이 자신들에게 있는 것은 아니라며, 이 위기가 미국의 처방 진통제 남용과 비효율적인 규제에서 비롯되었다고 주장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4일 "펜타닐 문제는 중국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의 문제라는 점을 우리는 거듭 강조해 왔다"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미국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로 양국의 우호적인 분위기가 다소 위협받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달 전화 통화를 하며 무역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고 중국에서의 회담 가능성도 논의했다.

상하이 푸단대학교 국제문제연구소장 우신보는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을 초청하고 싶어 하지만, 이는 무역 분쟁이나 펜타닐 같은 문제에서 진전이 있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른 방법으로는 "10월 말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 두 정상이 별도로 회동하는 방안도 있다"도 했다. 두 나라 정상 모두 보통 이 회의에 참석해 왔지만, 아직 시 주석이나 트럼프 대통령은 참석 여부를 확정해 밝히지는 않았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