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이어온 미-중 대학 협력 중단…트럼프 2.0 민간 교류 감소하나

미국 미시간대-상하이자오퉁대 협력 관계 종료 발표
"포퓰리즘 가치관 확산되면 민간 관계에도 훼손"

미국 매사추세츠주(州) 보스턴의 차이나타운에 미국과 중국의 국기가 나란히 걸린 모습. 2021.11.0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중국과 미국 대학 간 교류가 잇따라 중단된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전문가는 트럼프 취임 이후 더 많은 민간 교류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미국 미시간 대학교는 최근 상하이자오퉁(교통)대학교와 이어온 파트너십을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SCMP는 "이번 발표는 미국 하원 중국특위가 중국 대학이 공산당의 군민 융합 전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산타 오노 미시간 대학교 총장에게 서한을 보낸 지 3개월 만에 나왔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해 10월에는 미시간대에 재학 중인 중국인 유학생 5명이 심야에 중요 군사 시설을 촬영한 사실을 숨기고 거짓 진술을 한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었다.

미시간대와 상하이자오퉁대는 지난 2005년 미국과 중국의 대학생을 양국으로 보내는 합동 과정을 설립했다. 모든 수업이 영어로 진행되는 해당 과정을 이수하면 미국 공학기술인증위원회의 인증을 받은 공학 학위를 부여한다.

지난 20년간 1000명 이상의 학부생이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글로벌 학습 경험을 쌓았다.

상하이자오퉁대는 중국 중점 대학 중 하나로 미국 정부의 블랙리스트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호주의 한 싱크탱크는 이 학교를 '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있다.

중국 내에서는 최근 미중 간 민간 교류가 축소되고 있는 데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옌쉐퉁 중국 칭화대 국제관계연구원 명예원장은 전일 '미국 대선 후 중미관계와 전 세계 질서'를 주제로 한 토론회에 참석해 "최근 미국 내에서 포퓰리즘 가치관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비교적 클 가능성이 있다"며 미중 간 민간 교류가 단절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옌쉐퉁 원장은 최근 미시간대-상하이자오퉁대 외에도 칭화대와 버클리대학 간, 서남이공대학과 조지아공대 간의 학술 협력이 중단됐다고 소개하며 "미국 의회가 협력이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지적함에 따라 이를 중단했는데, 향후에는 더 많은 미국 학교가 중국과의 학술 협력을 중단하고 취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지난 9월 조지아공대는 선전과 톈진과의 협력관계 중단을 발표했고, 뉴욕 알프레드 대학교도 공자학원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옌 원장은 "트럼프가 1기 행정부에서 중국 유학생 비자가 불었고 바이든 취임 후 이는 회복됐으나 트럼프의 재집권으로 중국 유학생의 비자 승인 건수는 다시 감소할 것"이라며 "포퓰리즘 가치관이 미국에서 확산하면 정부뿐 아니라 민간 관계도 훼손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