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내각 '서열 2위'로 복귀한 하야시 전 외무상[피플in포커스]
외무상·방위상·농수산상·문부상 등 거친 경력직 '기시다파' 관방장관
악재 잇따르는 기시다 정권의 2인자 자리…실세 등극인가 희생양인가
-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불법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일본 정계에 인사 교체 칼바람이 부는 가운데 익숙한 이름이 재등장했다.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의 후임으로 내정된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전 외무상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하야시 전 외무상은 지난 9월 대규모 개각 당시 유임될 것이라는 전망을 뒤집고 기시다파 좌장으로 낙점돼 파벌 업무에 주력해 왔다. 그랬던 그가 3개월 만에 이번에는 정권의 이인자 자리로 불리는 관방장관으로 복귀하게 된 것이다.
관방장관은 내각의 요직으로 각 부처별 중요 안건을 종합적으로 조정하고 대변인 역할까지 맡는다. 도쿄신문은 "기시다 총리가 정권 운영이 더더욱 험난해지는 가운데 장기간 총리 아래서 파벌을 지지하고 정책통으로서 안정된 답변이 가능한 하야시를 적임자로 판단"한 결과라고 논평했다.
FNN에 따르면 하야시 전 외무상은 14일 오전, "아직 정식(발표)은 아니지만 (임명된다면) 기시다 총리를 지지하고 제대로 일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곤란한 상황이므로 확실히 직책을 다하겠다"는 포부도 덧붙였다.
하야시 전 외무상은 다수의 장관급 자리를 거친 경력직이다. 외무 방면뿐만 아니라 방위상·농림수산상·문부과학상을 역임하며 폭넓은 분야의 정책에 관여했다.
한때는 기시다 총리와 잠재적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기도 했다. 기시다 총리가 지난 2020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전 총리에게 참패해 냉대받던 시절, 하야시 전 외무상은 총리직을 목표로 중의원 진출을 꾀하며 상승세였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기시다 정권의 실세 자리를 맡게 됐지만 일각에서는 "진흙으로 만든 배에는 타고 싶지 않은 법"이라는 말이 나온다. 하야시 전 외무상에 앞서 관방장관직을 제안받았던 하마다 야스카즈(浜田靖一) 전 방위상은 "나는 못한다"며 고사했다. 아사히신문은 이 같은 사실이 "고비를 맞은 기시다 총리의 현재 상황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견해가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하야시 전 외무상을 관방장관 기용에 흔쾌히 찬성하지 않는 이도 있다. 아소파의 수장인 아소 다로 디지털상이다. 모테기 도시미쓰 자민당 간사장과 삼두정치를 펼치고 있는 입장으로서, 기시다파 의원이 요직에 오르는 것을 환영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한편 하야시 전 외무상은 다 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들의 모임, 우익 성향 의원 모임인 신도정치연맹(신정련) 국회의원 간담회 등에 소속돼 있다.
realk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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