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석서 블링컨 맞은 시진핑…미중 관계 주도권 차지 메시지?
시 주석 '접견실'서 회동…쇼파 대신 상석서 회의 주재
과거 '특사' 이해찬 등도 '홀대' 논란 그 장소
- 정은지 기자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9일 중국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회동했다. 이번 회동은 미중 양국이 고위급 대화 재개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지만 시 주석이 상석에서 회의를 주재하는 형식으로 블링컨 장관 등을 마주한 점은 여전히 양국 사이에 풀어야 할 갈등이 적지 않다는 점을 반영한다.
중국 관영 CCTV는 19일 시진핑 주석과 블링컨 장관이 베이징 인민대회당 푸젠팅에서 회담하고 있는 장면을 공개했다. CCTV가 공개한 영상에선 시 주석이 양 쪽으로 배치된 긴 테이블 사이의 정중앙에 앉아서 블링컨 장관을 향해 말을 하는 장면이 송출됐다.
영상에 따르면 시 주석은 블링컨 장관을 향해 "왕이 국무위원과 친강 외교부장과 회담을 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중국측의 입장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지난해 11월 발리에서 열린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에서 합의한 내용을 재확인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양국이 솔직하고 심도있는 대화를 나눴으며 구체적인 의제에 있어 진전을 이루고 공통의 인식을 이룬 것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가와 국가간의 교류에 있어서 상호 존중해야 한다"며 "블링컨 장관의 이번 중국 방문이 중미관계에 긍정적인 작용을 하기를 기대한다"고도 했다.
중국 외교부가 공개한 회담 당시 사진에도 시 주석이 '상석'인 테이블의 중간에서 블링컨 장관을 향해 대화를 하는 모습과 블링컨 장관이 이 대화를 경청하는 듯한 장면이 그대로 담겼다.
블링컨 장관과 만남이 이뤄진 푸젠팅은 인민대회당의 둥다팅 등 정상회담이 이뤄지는 곳과 달리 '접견실'의 용도로 주로 사용된다. 이 때문에 과거 푸젠팅에서의 회동 장면이 공개될 때면 쇼파를 배치하는 형식이 일반적이였다.
양국 간 회담에서 어느 한 측이 '상석'에 있는 것처럼 회담을 진행한 것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과거 시진핑 주석이 푸젠팅에서 틸러슨, 폼페이오 등 전 국무장관과 접견했을 때에는 양 측이 쇼파에 앉아 '마주보는' 형식의 회담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시 주석과 블링컨 장관과의 면담을 '마주보지' 않는 방식을 택한 것은 중국의 존재감을 과시한 계산된 행동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이번 블링컨 장관과의 면담처럼 마주보는 '관행'을 깬 장면이 연출된 사례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 2017년 이해찬 전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했을 때다. 당시 시 주석은 '특사' 자격으로 방문한 이 전 총리를 '상석'에서 맞이했다. 시 주석은 이듬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푸젠팅에서 접견했을 당시에도 상석에서 맞이하며 '외교 결례' 논란에 불을 지핀 바 있다.
당시 한중 관계가 사드 배치 등으로 첨예한 갈등을 빚었던 것을 감안한 중국의 의도된 배치라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이 '연꽃'으로 미국 측에 작은 성의를 표의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신화통신은 시진핑 주석과 블링컨 장관 간 회담 장소에 놓여진 연꽃에 관심이 쏠린다고 보도했다. 연꽃은 중국어로 '허화(荷花)'인데, 허의 발음이 '화(和)', '합(合)'과 같다고 전했다.
ejjung@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