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의 위력, 유럽 방산시장 제대로 잠식하기 시작했다"

우크라 전쟁 장기화로 무기 수요 증가…韓방산 산업 '호황'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 K2 포함 전차 라인도 존재감 과시

6일(현지시간) 폴란드 그디니아의 항구에 한국산 K2 전차와 K9 자주포가 첫 상륙을 알렸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이유진 최서윤 기자 = 'K-방산'의 위상이 연일 높아지고 있다. 이달 하순 1년이 돼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장기화하는 전쟁 상황이 한국의 방위 산업 호재에 기여, 한국이 유럽의 방산 시장을 제대로 잠식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인도 유라시아타임즈는 튀르키예가 한국과 2억 달러(약 2500억원) 규모의 방산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하며, 한국이 유럽의 방위 시장을 잠식하기 시작했다고 상세히 보도했다.

지난달 30일 SNT중공업은 튀르키예 BMC사와 알타이 주력전차(MBT)에 탑재될 1500마력 자동변속기 수출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번 계약의 규모는 무려 2500억원 이상에 달한다.

계약 체결 소식에 국내에서도 2005년 개발 착수 이후 약 20년 만에 거둔 값진 성과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매체는 이처럼 한국의 방위 산업이 유럽 시장을 제대로 잡아먹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변속기는 국산 K2 흑표전차의 중심인 '파워팩(엔진+변속기)'의 핵심장비다. 현대로템이 개발한 K2 흑표전차는 파워팩을 국산화하지 못하고 독일에서 엔진과 변속기를 들여와 탑재해왔다.

이에 SNT중공업은 2014년 세계 최초로 전진 6단, 후진 3단의 전차용 1500마력 자동변속기 개발에 성공해 국산화에 성공했고, 이번 계약 체결로 튀르키예의 알타이 전차에 국내 변속기가 장착되게 됐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노스찰스턴 수송장에서 우크라이나 군 지원용 브래들리 전차가 수송선에 선적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세계로 뻗어나가는 'K-방산', 글로벌 시장에 전차 위력도 과시

이번 계약 체결을 통해 한국의 방산 기업이 미국과 유럽 중동 등 글로벌 방산 시장을 접수하는 데 역할을 할 것이라는 평이 나온다.

아울러 K2 흑표전차 등 한국의 전차가 유럽 탱크 시장을 휩쓸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최근 독일이 주력 전차인 레오파르트2 전차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결정한 과정에서 혼란스러운 행보를 보인 탓에, 유럽 국가 등 서방이 한국 전차를 대안으로 주목하고 있다는 것이다.

독일의 레오파르트2 전차는 현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육군 주력전차로 유럽 각국에서 200대 이상 운용되고 있으나 최근 독일에 대한 유럽 동맹국들의 신뢰가 흔들리는 사이, 한국 전차가 유럽시장을 잠식하고 있다고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보도했다.

블레이크 헤르징거 미국기업연구소 인도·태평양 국방정책 연구원은 FP에 쓴 기고문에서 우크라이나 전차 지원을 둘러싸고 독일이 자초한 논란으로 유럽의 동맹국들이 '새로운 대안'을 찾고 있다며 K2 흑표전차를 주목했다.

헤르징거는 '한국이 유럽의 전차 시장을 휩쓸 수 있다'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한국의 현대로템과 한화디펜스가 폴란드와 대규모 무기 계약을 따낸 것을 주목하며 "폴란드에게 한국과의 거래는 독일 방산업체 라인메탈보다 훨씬 빠르고 경쟁력 있는 금액으로 전차를 확보하는 방안"이라고 평가했다.

독일 주력 전차 레오파드(Leopard) 모습 2022.05.04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 폴란드, 'K-방산' 신호탄…슬로바키아 등 동유럽 국가도 가세

앞서 지난해 폴란드 군비청은 현대로템·한화디펜스와 K2 1000대 및 K9 자주포 672문,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FA-50 경공격기 48기를 구매하는 25조~40조원 상당 수출 총괄계약을 맺어 'K-방산' 신호탄을 세계에 알렸다.

특히 폴란드는 이 중 탱크 180대를 2025년까지 우선 인도 받기로 했다. 이후 나머지 820대가 인도되는 과정에서 처음 받은 180대는 K2PL 표준 사양으로 업그레이드 될 예정이다.

아울러 슬로바키아 등에서도 노후화된 T-72 전차를 대체하기 위한 탱크 라인을 모색 중이며, 노르웨이 역시 독일 전차 이후의 대체할 신형 탱크로 K2 전차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헤르징거는 동유럽 국가들이 소유하고 있던 구식 소련시대 전차 중 다수가 이미 우크라이나로 지원돼, 공백을 메꾸기 위해 대안을 모색하면서 한국의 K2 전차 등에 주목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또 구식 전차들을 지금까지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국가들이 남아있기에, 한국 방산 산업이 휩쓸 수 있는 거대한 시장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매체는 평했다.

외신들은 급성장하고 있는 K-방산의 위력을 높게 평가하면서, 장기화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인한 무기 수요 증가는 한국 방산 산업의 호재에 기여했다고 거듭 평가했다.

미국과 영국, 독일, 프랑스 등 기존의 방산 선진국들이 현재 심각한 생산량 부족 사태에 직면한 가운데, 한국 방산 산업은 대규모 생산량 등을 앞세워 연이어 성과를 올리며 'K-방산'의 위력을 전 세계에 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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