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문 사건 정작 중국은 잊었는데…대만은 기억

천안문 사건 당시 탱크맨. 맨몸으로 탱크 행렬을 막고 있다. - NYT 갈무리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6·4 천안문 사건 33주년을 맞아 베이징은 조용했지만 대만의 수도 타이베이에서는 2000여 명이 운집한 가운데, 추모행사가 열렸다.

천안문 사건이 발생한 것은 1989년이다. 올해 꼭 33주년이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잊혀진지 오래다. 최대 포털 바이두의 '오늘의 역사' 항목에는 1989년 6월 4일 일어난 일로 '이란 호메이니의 최고지도자 피선'이 소개돼 있다.

관련 검색을 하면 지난해 6월 4일 부르키나파소에서 발생한 학살사건이 검색된다. 정작 사건의 무대였던 중국에서는 완전히 잊혀진 사건이 된 것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홍콩에서 천안문 사건 추념식 등 여러 행사가 열렸었다. 그러나 올해는 홍콩에서도 천안문 관련 시위가 원천봉쇄됐다.

홍콩 당국은 천안문 민주화 시위 기념일 하루 전인 3일 밤 11시부터 5일 오전 0시 30분까지 빅토리아 파크를 봉쇄했다. 경찰은 이뿐 아니라 도심 곳곳에 경력을 배치해 관련 시위를 차단했다.

천안문 추념집회를 원천봉쇄하기 위해 빅토리아파크를 봉쇄하고 있는 홍콩 경찰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매해 6월 4일 많게는 수십만 명이 참가한 빅토리아 파크의 촛불집회는 홍콩의 일국양제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행사였다.

그러나 2020년 홍콩국가보안법이 도입된 것을 계기로 '홍콩의 중국화'가 급속히 진행돼 민주 진영과 시민 사회가 궤멸하면서 홍콩에서도 천안문 시위를 기념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대신 이날 대만 타이베이 자유광장에서 대만의 활동가들과 대만에 사는 홍콩인 등 20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공개 추도 행사가 열렸다.

4일 대만의 수도 타이베이에서 천안문 33주년 추념 집회가 열리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일부 홍콩인들은 이날 행사에서 '홍콩 독립'이라는 글씨가 쓰인 검은 깃발을 흔들었다.

중국인들은 천안문 사건을 뇌리에서 지웠지만 대만인들은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로이터에 따르면 호주 시드니에서 50여명이 중국 총영사관 앞에서 촛불을 들고 공개 추도 행사를 열었다. 망명한 티베트의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있는 인도 다름살라, 일본 도쿄 등지에서도 추모행사가 열렸다.

sino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