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전쟁' 치르는 한중…"'편파판정' 논란에 긴장 고조"
외신 "한중 관계, 개막식 '한복 논란'으로 삐걱"
사드 배치 후 멀어진 한중…"한국 젊은이들 中에 호의적이지 않아"
- 김지현 기자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근래 우리나라와 중국이 정치·문화적으로 긴장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불거진 '편파 판정' 논란은 이러한 양국의 긴장 상태를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간) 영국 CNN과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우리나라와 중국이 편파 판정 논란으로 부딪히기에 앞서 개막식에서의 '한복 논란', '김치 표기 논쟁' '사드 배치 후 갈등' '한국 젊은이들의 반중 정서' 등으로 긴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분노한 한국 국민들, 선수들 귀국 요청에 중국 국기 찢기까지"
CNN은 지난 9일 한국의 황대헌 선수가 남자 쇼트트랙 1500m 종목에서 첫 금메달을 따냈지만 이는 '편파 판정'을 둘러싼 중국과의 긴장 관계 속에서 이뤄낸 성과라고 평가했다.
CNN은 '지난 7일 한국의 황대헌, 이준서 선수가 남자 쇼트트랙 1000m 준결승에서 조 1위와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도 '실격 처리'를 당해 결승에 진출하지는 못했다'며 '공교롭게도 다른 두 명의 선수가 결승에 진출했는데 둘 다 중국 선수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선수단이 해당 판정을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에 제소했지만 한국 국민들의 분노를 가라앉히지는 못했다'며 '한국 국민들은 선수들에게 귀국할 것을 요청할 정도로 분노했다'고 분석했다.
한국에서는 '너희들끼리만 올림픽을 하라'라는 해시태그가 SNS 상에서 유행했으며 황대헌 선수의 인스타그램은 한국인들과 중국인들의 '메시지 싸움의 장'이 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FT는 편파 판정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해당 종목에서 중국 선수가 우승을 차지하자 '서울의 베이징 대사관 근처에서 시위자들이 중국 국기를 찢었다'면서 '한국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고 소개했다.
◇개막식부터 등장한 한중의 '문화전쟁'…"한복에서 김치까지"
CNN와 FT는 최근 몇 년 간 좋지 못했던 두 나라의 관계는 이번 올림픽 개막식에서부터 갈등을 보였다고 피력했다.
개막식 행사 무대에 선 한 여성이 한국의 전통 한복을 입고 있었는데 한국인들은 '오랫동안 이 옷을 입어왔다'고 주장했지만 중국은 '한국 문화를 자신들의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CNN은 분석했다.
그러면서 다음날 여당을 비롯한 한국의 정치권이 '한복 논란'과 관련해 중국에 불쾌감을 표시했고 한국 사람들도 온라인에서 분노를 표출했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 누리꾼들은 "국제 올림픽 무대에서 한복을 입은 사람을 중국으로 소개하는 것에 화가 난다"고 주장했지만 주한 중국대사관이 "중국이 56개 민족으로 구성돼 있으며 올림픽 기간에는 '민족복'을 입는 것이 그들의 소망이자 권리"라고 밝히면서 갈등이 봉합되지 않았다고 내다봤다.
CNN은 '양국 간 문화전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지난해에는 한국의 전통 음식인 '김치'를 두고 논쟁이 있었다'고 했다.
이들은 한국의 문화체육관광부가 '신치'를 새로운 중국식 김치 이름으로 규정하는 지침을 발표했는데 이 또한 양국의 언론과 국민들 사이에서 뜨거운 논쟁을 촉발시켰다고 보도했다.
◇'사드' 배치 이후 멀어진 한중…정치 갈등 여전
CNN과 FT는 양국이 문화적 충돌뿐만 아니라 정치 분야에서도 긴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정치권 안에서도 한중이 갈등을 빚게 된 계기가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때문이었다'고 피력했다.
CNN은 지난 2017년 9월 사드 배치 이후 한중 외교관계는 시험대에 올랐으며 중국은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사드 배치에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고 분석했다.
FT는 당시 한국을 여행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70% 감소하는 등 중국은 한국에 꾸준히 불쾌감을 드러내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FT는 그러면서 오는 3월 9일 열리는 우리나라의 대선과 관련해 여당의 대선 후보와 야당의 대선 후보가 '중국'에 다른 노선을 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미국과 보다 긴밀하게 연대하는 전략적 명확성을 드러냈다'며 '자유민주주의와 인권 등 보편적 가치 방어를 약속하며 중국에 대한 강경노선을 다짐했다'고 전했다.
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중국과의 실용적 경제 관계를 유지하길 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최근 올림픽을 둘러싼 '혼란'은 이 후보의 '유화적인 노선을 압박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한국의 젊은이, 중국 '권위주의' 체제와의 '다름'을 알고 있어"
올해로 한중 수교가 30주년을 맞이했지만 FT는 '많은 한국인들은 △홍콩 시위자들에 대한 탄압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과 중국의 강압적인 지역 외교 △한국의 뚜렷한 역사와 문화에 대한 존중 결여를 이유로 중국에 분노를 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FT는 그러면서 두 명의 전문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과거와 달리 '한국의 젊은이들은 중국에 이전 세대와 다르게 호의적이지 않다'고 분석했다.
제임스 김 연구원은 인터뷰를 통해 "자유민주주의에서 성장한 한국의 젊은이들은 중국의 권위주의 체제가 그들과 얼마나 다른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구정우 성균관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인터뷰를 통해 "과거 우리가 중국과 협력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우리가 교류할 것이 많은 이웃 국가였다"며 "그러나 중국은 한국 문화를 마치 자국의 문화인 것처럼 취급하는 반면 한국 젊은이들은 홍콩과 대만에서 '전체주의 성향'을 분명히 목격했다. 사람들은 전형적인 공산주의 국가의 실체를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FT는 그러면서 '많은 한국인들이 표현한 강력한 반중 정서가 한국의 가장 가까운 경제 파트너이자 분단된 한반도의 안보에 강력한 이해당사자를 자극하지 않으려고 애쓴 한국의 역대 정부들의 접근과 상충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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