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코하마 중학 부교재 '간토대지진 조선인 살해' 기술

초안서 삭제했다 시민단체 등 반발에 다시 넣기로

일본 간토 대지진(자료사진) ⓒ News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일본 요코하마(橫浜)시가 당초 내년도 중학교 부교재 개정판에서 삭제키로 했던 '간토(關東) 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 관련 내용을 다시 넣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다고 도쿄신문이 14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요코하마시 교육위원회는 올 9월 공개한 내년도 중학교 부교재 개정판 초안에선 '간토 대지진'에 대해 "개항 60년 요코하마의 번영이 한순간에 잿더미가 되고 말았다"고 기술하는 수준에 그쳤었지만, 이후 시민단체 등의 재검토 요구에 따라 "(당시) 조선인이나 중국인이 살해되는 참혹한 사건이 일어났다"는 표현을 추가하기로 결정했다.

일제 강점기인 1923년 발생한 간도 대지진 당시 도쿄 등지에선 '조선인이 우물이 독을 풀었다'는 등의 근거 없는 소문이 퍼지면서 조선인과 중국인을 상대로 한 일본인들의 폭력과 학살행위가 잇따랐었다.

일본 내각부도 2008년 중앙방재회의 보고서에서 당시 피해를 입은 조선인과 중국인의 수가 수천명(지진 피해 사망자의 1%~수%)에 이른다고 추산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요코시마시는 2012년판 부교재에선 "군대나 경찰, 자경단 등이 조선인을 박해·학살하고, 중국인도 살상했다"고 당시 상황을 명확히 설명했었지만, 이후 시의회에서 해당 표현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지자 2013년판에선 "군대"·"경찰" 표현을 빼고 "학살"도 "살해"로 고쳐 논란이 됐었다.

요코하마시는 특히 내년도 부교재 초안에선 '학살' 자체를 언급하지 않는 것은 물론, 대지진에 따른 일본인 사망자나 건물 피해 상황도 담지 않았었다.

그러나 현지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간토 대지진에 대한 이 같은 기술 방식은 "아무 것도 쓰지 않은 것과 같다"는 등의 비판이 제기됨에 따라 시 교육위에서도 관련 내용을 다시 포함시키기로 했다고 신문이 전했다.

이에 따라 요코하마시의 내년도 중학교 부교재 개정판엔 "(간토 대지진 당시) 사망자는 2만3000명, 행방불명자는 3000명, 부상자는 4200명"이란 일본 측 피해사실과 함께 조선인과 중국인 '살해'에 관한 사항이 다시 포함된다.

또 "어째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를 알아보자"며 학생들에게 조선인 학살 등이 벌어지게 된 배경과 원인을 묻는 내용도 들어간다.

이에 대해 현지 시민단체 '역사를 배우는 모임 가나가와(神奈川)'의 기타코 이치로(北宏一朗) 대표(75)는 "'학살' 표현이 없는 것은 유감이지만 전혀 거론하지 않았던 초안에 비해선 큰 진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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