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도지사 '정치자금 사적 유용' 전 방위 사퇴 압박
野 이어 연립 여당도 "사퇴 불가피"…불신임안 동참 가닥
- 장용석 기자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그동안 '정치자금 유용'과 '관용차 사적 이용', '호화 해외출장' 등 갖은 의혹으로 구설수에 올랐던 마스조에 요이치(舛添要一) 일본 도쿄도지사가 전 방위 사퇴 압력을 받고 있다.
민진·공산 등 야당뿐만 아니라 연립 여당인 자민·공명당 내에서도 "7월 참의원선거에 미칠 영향 등을 감안할 때 마스조에 지사의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견해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14일 지지통신 등에 따르면 민진당과 공산당이 이날 오후 열리는 도쿄도의회 운영위원회에 마스조에 지사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을 제출할 예정인 가운데, 지난 2014년 선거에서 마스조에 지사 당선을 도왔던 공명당 또한 이에 동참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공명당 대표는 이날 오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도정(都政)의 혼란과 정체가 계속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마스조에 지사의) 사임이 불가피하다"면서 "공명당은 도의회에서 지사의 사퇴를 요구했고, 그에 상응하는 대응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야마구치 대표는 이어 "(마스조에 지사가 사퇴하지 않는다면) 우리 당은 불신임안을 내는 방향으로 진행해갈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마스조에 지사는 지난 2013년과 14년 초 가족들과 함께 지바(千葉)현의 한 호텔에 묵으면서 숙박비 등 37만엔(약 400만원)을 '회의비' 명목으로 자신의 정치자금 계좌에서 지출한 것으로 드러나 여론의 지탄을 받고 있는 상황.
마스조에 지사는 이외에도 주말마다 온천 지역의 별장을 다녀오는 데 관용차를 이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그는 2014년 2월 취임 이후 9차례에 걸쳐 해외출장을 다녀오면서 1박에 최고 20만엔(약 220만원)에 이르는 호텔 객실에 투숙하는 등 2억엔(약 22억원) 이상의 경비를 쓴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마스조에 지사는 13일 열린 도의회 총무위원회 집중심의에서 "지사직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2020년 하계 올림픽 개최도시(도쿄)의 지자체장으로서 8~9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의 관련 행사에 참석해야 한다는 이유에서 여야 각 당에 "불신임안 제출을 유예해줄 것"을 요구한 상태다.
이 과정에서 마스조에 지사는 자신이 받은 급여 전액을 반납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도쿄도지사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은 도의회 의원 3분의2 이상 출석 및 출석 의원 4분의3 이상 찬성으로 가결되며, 현재 도쿄도의회는 현원 123석 가운데 자민당과 공명당이 79석을 차지하고 있어 마스조에 지사의 사퇴 여부에 대한 결정권한은 사실상 자민·공명 양당이 갖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집권 자민당 역시 14일 오전 열린 당내 회의 등을 통해 '마스조에 지사의 자발적 사퇴를 요구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날 자민당 회의에선 "공명당이 마스조에 지사에 대한 불신임안을 낸다면 우리도 함께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등의 의견도 개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마스조에 지사는 이날 오후에도 자민당 소속의 가와이 시게오(川井重勇) 도의회의장과 만난 자리에서도 '자진 사퇴' 요구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민당은 이후에도 마스조에 지사 측과의 접촉을 통해 계속 그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끝내 마스조에 지사가 자진 사퇴를 거부한다면 15일 본회의에서 불신임안에 대한 투표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도쿄도의회의 도지사 불신임 결의안은 사직 권고 결의안과 달리 법적 구속력이 있다.
때문에 마스조에 지사는 불신임 결의안 가결시 10일 이내에 도지사를 사임하거나 도의회를 해산해 도의원 재선거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 먼저 도의회를 해산한 뒤 지사직을 사임하는 것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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