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앉지 않는 여진"…일본 전역서 방재용품 품귀

규모 6~7의 강진이 수차례 이어진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 마사키정에서  긴급대피한 주민들 ⓒ AFP=뉴스1
규모 6~7의 강진이 수차례 이어진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 마사키정에서 긴급대피한 주민들 ⓒ AFP=뉴스1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일본 규슈(九州) 지역에서 계속된 여진에 위기감이 고조되며 재해 대비 방재용품의 품귀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만약을 대비해 수돗물을 비축하는 가정도 늘었다.

22일 서일본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진 피해지 중 하나인 오이타현 오이타시의 생활용품 판매점에서는 방재용품 매출이 급증했다.

간이 화장실이나 손전등 등이 입고되는 속속 팔리고 있으며 컵라면 등 오랜 보존이 가능한 식료품과 생수도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오이타시 JR 오이타역 빌딩에 있는 한 생활용품 매장은 14일 밤 최초 지진이 발생한 이후 방재용 상품을 모은 특별 코너를 마련했다. 이후 16일 추가 강진이 발생한 뒤 여진이 지속되자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져 17일 이후 매장을 찾는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14일 첫 지진 발생 이후 구마모토현과 오이타현에 22일까지 790회 이상의 여진이 잇따르고 있다. 기상청은 계속 심한 흔들림을 동반하는 지진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경계를 당부한 상태다.

매장 담당자는 "빨리 빨리 물건을 주문하고 있지만 전국적으로도 상품이 부족한 상태"라고 말했다.

사람들이 주로 찾는 것은 장기간 보존이 가능한 식료품과 물, 간이 화장실, 손전등, 휴대용 정수기 등이다.

구호단체인 기아대책은 20일 일본 구마모토현 지진현장에 캔브레드 3000개와 생수 250병 등 구호물품을 배분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구호물품을 배분하는 모습. (기아대책 제공) 2016.4.20/뉴스1

매장을 찾은 50대 여성은 재해시 자신의 위치를 알릴 수 있는 호루라기 등을 고르며 "방재용품 비축을 지금까지 생각을 못했다"면서 "어떤 물건들이 있는지 보러왔다"고 말했다.

대형 슈퍼마켓도 상황은 마찬가지, 방재품 코너는 선반이 비어있는 경우가 다반사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이타시 오지키타정에 있는 대형 유통업체 'HI히로세' 매장에서는 지진시 가구가 쓰러지는 것을 막는 지지대와 식기 선반을 벽에 고정시키는 장치,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보온제품 등이 품절됐다.

매장 직원은 "인근 구마모토현의 친척 등에 지원 물자로 보내는 사람도 많아 규슈에는 재고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단수에 대비해 수돗물을 비축하는 가정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이타시 수도국은 비축 기준을 1인당 하루 3ℓ씩 3일분인 총 9ℓ로 제시했다.

끓이거나 정수기 등을 이용하면 염소가 없어지기 때문에 수돗물 그대로를 사용하고 직사광선이 없는 서늘한 장소에서 3일 동안 냉장보관하면 1주일간 사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기간이 지날 경우 물을 교체해야 한다.

욕조에 물을 담아두고 화장실 등의 생활용수로 사용하는 것도 권하고 있다.

jhk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