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지하철 모유 수유 몰카 논란…남편 "고소하겠다"

한 여성이 지하철에서 모유를 수유하고 있는 장면을 찍은 사진이 확산되면서 이를 둘러싸고 논란이 가중됐다. (사진출처:환구망)ⓒ뉴스1
한 여성이 지하철에서 모유를 수유하고 있는 장면을 찍은 사진이 확산되면서 이를 둘러싸고 논란이 가중됐다. (사진출처:환구망)ⓒ뉴스1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중국 베이징의 한 여성이 지하철에서 모유 수유를 하고 있는 사진이 확산되면서 이를 둘러싼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지하철 모유 수유' 논란은 지난달 27일 중국 비영리기관 '베이징왕스'가 웨이보에 모유수유하는 여성의 사진을 게재한 것이 발단이 됐다.

한 웨이보 사용자가 이날 모유 수유 사진을 게재하면서 "이 여자야, 지하철에서 이러면 좋냐? 여기가 어딘지를 잊고 있는 듯 한데 다시한번 알려주겠다. 여기는 베이징의 지하철이지 당신 마을의 버스가 아니다"는 비난의 글을 덧붙였다.

'베이징왕스'는 이 사진을 전재하며 "공공장소에서 '생식기'를 노출하는 행동을 주의하라"고 밝혀 논란을 부추겼다.

이같은 발언에 공분한 네티즌들은 "여성의 모유 수유 사진을 온라인에 게재하는 것은 비도덕적인 행위"라며 글을 올린 웨이보 사용자와 베이징왕스의 계정을 맹폭했다.

결국 베이징왕스는 사과문을 올리고 관련 계정을 삭제했다.

지난 2012년 11월 설립된 베이징왕스는 나무심기, 자녀를 잃은 가정 등을 위한 자선활동을 전개하는 단체다. 그러나 사과에도 논란이 커지자 홈페이지 운영 및 자원 활동을 잠정 중단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모유 수유 사진 공개로 곤혹을 치루고 있는 이 여성의 남편은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1일 중국 환구망에 따르면 남편은 사진을 촬영한 사람과 이를 퍼뜨린 사람을 고소하겠다고 나섰다.

해당 여성의 남편인 팡 씨는 현지 화상보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허난 신양 출신으로 베이징에서 작은 가게를 운영한지 6~7년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사진이 찍힌 27일 오후) 3개월된 딸과 함께 베이징 아동병원에 예방접종을 마치고 지하철을 이용해 집으로 돌아가던 중"이라며 "퇴근시간과 맞물려 지하철에 사람이 많았으나 승객의 양보로 앉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팡 씨는 "아이가 우유를 먹으면 토를 하기 때문에 한번에 많은 양을 먹일 수 없었는데 지하철에서 배고파 울음을 터뜨리자 어쩔 수 없어 지하철에서 수유를 할 수밖에 없었다"며 "그렇게 긴박한 상황이 아니였다면 어떻게 그 많은사람 앞에서 우유를 먹일 수 있었겠냐"고 분노했다.

그는 당시 자신들이 몰래 사진에 찍혔었음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온라인을 통해 알아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내가 수유하고 있는 사진과 공격성 언어 등으로 매우 화가 났다"며 "이후 개인 웨이보 계정으로 사과와 삭제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개인 사생활 및 명예 훼손 등의 혐의로 웨이보 운영사인 시나닷컴, 사진 촬영인, 베이징왕스 등 법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환구망은 다른 사람이 여성의 '공개적인 모유 수유'에 대해 간섭할 권리가 있느냐를 주제로 온라인 설문을 진행했다.

그 결과 2700여명의 응답자 가운데 89%가 '간섭할 권리'가 없다고 압도적으로 답했다.

ej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