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이야기' 원로 여배우 하라 세츠코 타계…향년 95세

거장 감독 오스 야스지로, 구로사와 아키라의 영화에 출연

지난 1940~50년대 일본을 대표하는 영화배우였던 하라 세츠코(原節子)가 지난 9월 5일 가나가와(神奈川)현의 한 병원에서 폐렴을 사망했다. 젊은 시절의 하라. ⓒ AFP=News1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지난 1940~50년대 일본을 대표하는 영화배우였던 하라 세츠코(原節子)가 지난 9월 5일 가나가와(神奈川)현의 한 병원에서 폐렴으로 사망한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고 도쿄신문 등 현지 매체들이 26일 보도했다. 향년 95세.

지난 1920년에 요코하마시에서 태어난 고인은 15세였던 1935년 영화계에 발을 들여놓았으며 이듬해 '고우치야마 소슌(河内山宗俊, 1936년)'에 출연해 뚜렷한 이목구비와 풋풋한 연기로 주목을 받았다. 1937년에는 일본·독일 최초의 합작 영화인 '사무라이의 딸'(新しき土)에 출연하기도 했다.

전후에는 거장 구로사와 아키라(黒澤明) 감독의 '내 청춘에 후회는 없다(わが青春に悔なし, 1946년)', 요시무라 고자부로(吉村公三郎) 감독의 '안조가의 무도회(安城家の舞踏会, 1947년)', 이마이 다다시(今井正) 감독의 '푸른산맥(青い山脈, 1949년)' 등에서 연기했다.

일본의 거장 영화감독 오즈 야스지로(小津安二郞)의 '동경이야기(東京物語, 1953년)'에 출연했을 때의 하라 세츠코 ⓒ AFP=News1

특히 일본의 거장 영화감독 오즈 야스지로(小津安二郞)의 '만춘(晩春, 1949년)', 초여름(麥秋, 1951년)', '동경이야기(東京物語, 1953년)', '가을햇살(秋日和, 1960년) 등에 출연하면서 연기력이 만개해 톱여배우로 명성을 쌓았다.

하라 세츠코는 평생 독신을 고수했으며 1962년 오즈 감독이 별세하자 42세에 은퇴했다. 이후 가마쿠라(鎌倉) 자택에서 조용히 살며 언론에 일절 얼굴을 비치지 않았다. 하지만 '전설의 대여배우'로 세대를 넘어 영화팬들의 동경의 대상이 됐다고 도쿄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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