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히토 일왕부부 사망시 화장…350년만 매장풍습 타파
- 배상은 기자
(서울=뉴스1) 배상은 기자 = 일본 궁내청은 14일 아키히토(明仁) 일왕 부부가 사망하면 매장하지 않고 화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왕실은 에도 시대(1603∼1867)부터 350년간이나 매장을 고수해왔다.
가자오카 노리유키(風岡典之) 궁내청 장관은 이날 정례기자회견에서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국왕 내외의 의견을 받아들여 사망시 장례에 화장을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궁내청은 "화장이 바람직하다"는 아키히토 국왕의 의견을 받은 후 약 1년간 반에 걸쳐 구체적으로 이를 추진했다.
화장을 하긴 하지만 이전의 왕들처럼 왕릉은 만들 방침이다. 단 규모를 축소해 직전 쇼와(히로히토) 왕릉의 80%정도 크기로 건설하기로 했다.
궁내청은 당초 왕의 의견에 따라 미치코 왕비와의 합장을 검토했으나 왕비가 "너무 황공하다"며 끝내 사양해 결국 부부의 능을 동일한 구역에 나란히 위치하게 건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키히토 일왕은 1989년에 일본의 제125대 왕으로 즉위했다. 1956년 가쿠슈인대학을 졸업한 그는 1959년 왕실 전통을 깨고 평민 출신의 쇼다 미치코와 결혼해 슬하에 2남 1녀를 두고 있다.
올해로 80세를 맞은 그는 지난해 심장 바이패스 수술을 받았으며 현재 건강에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산케이 신문은 화장과 관련해 "신도(神道)의 전통에 반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으나 역사상 41명의 국왕이 화장을 했으며 현재 신사 장례식에서도 화장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만큼 관습상 결코 부자연스럽지 않다"고 설명했다.
bae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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