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 국적 부조종사, SNS서 유대인 살해 언급…급진주의 빠져"
이스라엘 총리 대변인 "유대인 살해 의도와 동기 품고 있어"
"외교 관계 없는 오만인 어떻게 비행했는지, 흉기 출처 조사해야"
- 김경민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이스라엘이 플라이두바이의 오만 국적 부조종사가 이슬람 급진주의에 빠져 여객기 추락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해당 부조종사가 "자살 충동"을 겪고 있었으며 "이슬람 급진주의 사상에 세뇌됐다"고 말했다.
도론 스필먼 이스라엘 총리 대변인도 이날 WP에 부조종사가 "급진주의에 물든 인물"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부조종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유대인 살해에 관해 이야기했다"며 "따라서 유대인을 살해하려는 의도와 동기를 품고 있었음이 매우 분명하다"고 말했다.
앞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텔아비브로 향하던 플라이두바이 FZ1073편 여객기에서는 부조종사가 기장을 흉기로 공격한 뒤 항공기를 추락시키려 한 사건이 발생했다.
여러 승객이 부조종사를 제압했고, 여객기는 우여곡절 끝에 사우디아라비아 타부크 공항에 무사히 비상 착륙했다. 탑승객 전원은 생존했으며, 기장과 부조종사는 병원에 입원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이스라엘은 9·11 테러 이후 강화된 항공 보안 체계 속에서 어떻게 이번 사건이 발생할 수 있었는지, 다른 인물이나 조직이 연루되지는 않았는지 조사하고 있다.
이미 몇 가지 보안 허점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스라엘 규정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가 없는 국가의 승무원은 이스라엘행 항공편에 탑승할 수 없다. 오만은 이스라엘과 국교를 정상화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해당 규정대로라면 부조종사는 애초 텔아비브행 항공편에 탑승할 수 없었어야 한다.
부조종사가 어떻게 흉기를 기내로 반입했는지, 혹은 실제로 흉기를 반입한 것인지도 불분명하다.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 C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부조종사가 "도끼"로 공격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대외 정보기관 모사드의 전 대테러 책임자였던 오대도 아일람 예루살렘 안보외교센터 연구원은 "오만 보안 당국과 모사드 합동 조사팀의 수사에서 '어떻게 특정 국적을 가진 인물이 항공기를 조종할 수 있었는가'가 핵심 사안으로 다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설 중 하나는 부조종사가 2개의 여권을 소지하고 있었다는 것인데, 추가적인 사건을 막기 위해서는 정확한 규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조종사를 포함한 여객기 탑승객은 모두 공항 보안 검색대에서 통상적으로 동일한 수준의 검사를 받는다며 범행에 사용된 흉기의 출처를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조종사는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에 구금돼 조사를 받고 있으며, 언제 UAE로 이송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UAE 국영통신은 이날 하마드 사이프 알샴시 UAE 검찰총장이 공격에 테러 동기나 사전 계획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한 이스라엘 관리는 자국이 이번 공격을 단순히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이스라엘과 UAE의 관계를 겨냥한 공격으로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양국은 2020년 '아브라함 협정'의 일환으로 관계를 정상화했다.
이 관리는 또 "이스라엘과 UAE 국민은 계속해서 함께할 것"이라며 이스라엘은 UAE의 수사 결과를 "전적으로 신뢰한다"고 말했다.
일부 친이스라엘 성향 논평가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분쟁에서 중재 역할을 하고 있는 오만이 자국민의 급진화를 방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아부다비 소재 미국유대인위원회(AJC) 대표를 지낸 마크 시버스 전 주오만 미국 대사는 오만이 "극단주의와 관련된 전력이 없는 나라"라며 "알카에다와 이슬람국가(IS)의 세력이 절정에 달해 유럽과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수만 명의 청년이 자발적으로 가담했을 때도 오만 출신은 거의 없거나 아예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2001년 9·11 테러 당시 납치범 중에도 오만인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km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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