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조사단 "美, 이란 학교·체육시설 공습 배후…전쟁범죄 해당"
"학교 관련 정보 갱신하지 않은 과실, 단순 부주의 이상"
"이란 당국, 反정부시위 유혈 진압 과정서 반인도적 범죄"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유엔 이란 독립국제진상조사단이 지난 2월 이란의 학교와 체육시설을 겨냥한 두 차례 공습의 배후가 미국이며, 이 공습이 전쟁범죄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근거가 있다고 밝혔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조사단은 이날 이런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오는 21일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돼 논의된다.
이란 전쟁 첫날인 2월 28일 미나브의 샤자레 타이예베 초등학교에서 미군 공습으로 초등학생 168명을 포함한 175명이 숨졌다.
조사단은 미군이 해당 공격에 책임이 있다고 봤다. 이 학교가 명확히 식별 가능한 민간 시설이었고, 군사 목적으로 쓰였다는 증거도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이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해군 단지와 붙어 있던 이 학교의 정보를 표적 데이터베이스에서 갱신하지 않았고, 건물이 군사 목표물인지도 확인하지 않았는데, 이는 단순 부주의 이상의 과실이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미국은 민간 시설을 타격할 상당한 위험을 인지한 상태에서 학교 건물을 겨냥해 공습했다"며 "그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 무모하게 행동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조사단은 이 공격을 민간인 사망과 민간 기반 시설 피해를 낳은 무차별 공격으로 규정하고, 국제법상 전쟁범죄에 해당한다고 결론지었다.
같은 날 라메르드의 체육시설도 공습을 받아 배구 연습을 하던 청소년 등 20명이 사망하고 100여명이 다쳤다.
미 중부사령부는 지난 3월 성명에서 라메르드에 공습을 가하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조사단은 이 공습 역시 무차별적이었으므로 전쟁범죄에 해당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자체 조사를 근거로 "누구도" 이란의 여학교를 고의로 공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군의 초기 내부 조사에서는 초등학교 공습의 책임이 미군에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 국방부는 이후 조사 수준을 격상했으나 예비 결과는 공개하지 않았다.
조사단은 이란 당국이 지난해 12월 말 시작된 반정부 시위를 유혈 진압하는 과정에서 민간인을 상대로 반인도적 범죄를 저질렀다는 판단도 함께 내놨다. 여기에는 불법 살해와 고문, 자의적 구금, 강제 실종,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제한 등이 포함됐다.
조사단은 사망자 수를 독자적으로 검증하지는 못했다. 다만 실제 사상자 수가 공식 집계의 사망 3038명, 부상 2만 5000명보다 훨씬 많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이란 정부는 망명 반대파와 미국·이스라엘이 지원한 '테러리스트와 폭도'에게 책임을 돌려 왔다.
유엔 진상조사단은 사법 기관이 아니어서 직접 수사하거나 기소할 권한은 없다. 다만 조사 결과는 각국 법원이나 국제형사재판소(ICC)의 형사 절차에 활용될 수 있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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