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원유 수송 회복했지만…美 주장보다 하루 100만배럴 적어

美 호위 작전 후 하루 800만배럴 육박…평시의 절반 수준
트럼프 "1800만배럴이 새 표준"…AFP "민간 데이터로 뒷받침 안돼"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들. 2026.9.6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보안 통로를 구축하고 선박 호위 작전을 펼치면서 원유 수송량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민간 선박 추적 데이터로 확인된 수송량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주장하는 규모에 못 미치며, 여전히 전쟁 이전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AFP통신이 16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지난 7월 8일 미국과 이란의 휴전이 무산되고 전투가 재개되자 미군은 이 해역에서 민간 선박 호위 작전을 수행해 왔다.

AFP가 선박 정보 기업 케이플러와 로이즈 리스트 인텔리전스(이하 로이즈)의 선박 추적 자료를 분석한 결과, 7월 8일 이후 이란과 연관이 없는 선박에 실려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간 원유는 약 3억3000만 배럴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약 490만 배럴에 해당하는 규모다.

전쟁 발발 전 호르무즈 해협의 원유 수송량은 하루 약 1800만 배럴이었다. 전쟁 초기에는 하루 140만 배럴까지 급감했다가 미국과 이란이 협상을 벌이던 6월 중순 이후에는 하루 940만 배럴로 늘었다.

교전 재개 이후 수송량은 다시 감소했다가 8월과 9월 들어 꾸준히 늘어 지난 7일까지 7일간 하루 평균 약 800만 배럴에 육박했다. 7일 하루에만 1400만 배럴이 넘는 원유가 해협을 통과했다.

최근 수송량은 전쟁 초기보다 크게 회복됐지만, 협상 기간 수준에는 못 미치고 평시와 비교하면 절반이 안 된다.

백악관을 비롯한 미국 행정부는 하루 평균 수송량이 약 900만 배럴에 이른다고 주장한다. 민간 추적 기관이 확인한 가장 높은 7일 평균치보다 하루 약 100만 배럴 많은 규모다. 100만 배럴은 원유를 가득 실은 초대형 유조선(VLCC) 한 척이 이틀에 한 번씩 추가로 통과해야 나오는 수치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민간 추적 업체와 달리 정부는 호위 선단의 선박과 적재량을 직접 파악하고 있다며 "우리가 통과시키는 이 선단의 모든 선박과 그 선박이 무엇을 싣고 있는지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일 사회관계망서비스 트루스소셜에 하루 1800만 배럴의 수송량이 호르무즈 해협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AFP는 다수의 선박이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통과했다면 특정 하루의 수송량이 1800만 배럴에 근접했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시적인 최대 수송량과 지속적인 하루 평균 수송량은 구분해야 한다며, 하루 1800만 배럴은 민간 추적 데이터로 뒷받침할 수 없는 수치라고 지적했다.

이번 분석에서는 로이즈의 분류 기준에 따라 이란 항구를 오가거나 이란 소유·선적의 선박, 제재 대상 또는 그림자 선단에 속한 선박을 제외했다. 이란 측 항로를 이용해 해협을 빠져나간 선박도 집계에서 뺐다.

물론 민간 추적 자료만으로 실제 통과량을 빠짐없이 파악하기는 어렵다. 이란이 자국에서 승인하지 않은 항로를 이용하는 선박을 겨냥하겠다고 위협하면서, 미국이 확보한 통로를 지나는 선박들이 대부분 선박자동식별장치(AIS)의 송수신기를 끄고 운항하기 때문이다.

로이즈는 AFP에 "탐지 과정에 오차가 있다"고 인정했다. 케이플러도 "전체 물동량에 대해서는 비교적 높은 신뢰도를 갖고 있다"면서도 모든 선박의 통과를 실시간으로 감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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