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 홍해 요충지 '하니시' 추가 점령…속 타는 사우디(종합)

항구도시 모카·바브엘만데브 페림 섬 이어 하니시 제도 장악
후티·사우디 교전 계속…빈살만, 미 중부사령관 접견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 2026.08.24 ⓒ 로이터=뉴스1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이 14일(현지시간) 홍해 남부의 전략적 요충지에 해당하는 하니시 제도를 추가로 점령하며 역내 해상 수송로에 대한 통제력을 한층 강화했다.

AP통신은 예멘 정부와 후티 측 관계자를 인용해 후티 반군이 이날 홍해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 북쪽으로 160km 지점에 위치한 하니시 제도에 들어가 '그레이터 하니시' 섬과 '레서 하니시' 섬을 모두 장악했다고 보도했다.

후티 반군은 지난주 예멘 남부 항구도시 모카에 이어 홍해 연안의 두바브, 무라드까지 남진한 뒤 바브엘만데브 해협 한가운데의 페림 섬(아랍어 마윤 섬)을 줄줄이 점령한 바 있다.

이로써 후티 반군은 바브엘만데브 해협 건너편 지부티에 위치한 미군 기지로부터 불과 32km 떨어진 지점까지 진군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원을 받는 예멘 정부군이 후티 반군의 홍해 통제권 확대를 차단하기 위해 반격을 시도하고 있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예멘 정부군 관계자는 "현재 진열을 재정비 중이고, 곧 전장에 복귀할 것"이라며 "정부는 국가 기관을 되찾고 모든 영토에 대한 주권을 회복한다는 목표를 확고하게 견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티 반군과 사우디의 무력 충돌도 계속됐다. 야히야 사리 후티 대변인은 "카미스 무샤이트의 킹 칼리드 공군기지에 위치한 전투기 격납고, 레이더, 활주로, 탄약고 등 군 설비와 기반시설을 겨냥한 대규모 군사작전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작전이 사우디의 예멘 공습에 대한 보복이라며, 사우디가 지난 닷새에 걸쳐 카미스 무샤이트와 타이프 공군기지를 이용해 예멘 전역에 300회 넘는 공습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홍해와 아덴만을 잇는 바브엘만데브 해협 위성사진. (NASA 월드와이드뷰) 2026.7.12 ⓒ 로이터=뉴스1

후티 반군은 미국·이란 전쟁을 틈타 홍해 출입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 장악을 노리며, 7월부터 사우디 해상을 봉쇄하고 사우디 및 사우디가 지원하는 예멘 정부군에 대한 공격을 재개했다.

사우디는 이에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후티의 홍해 통제권 확대, 친이란 이라크 민병대의 사우디 육로 송유관 공격이 겹치면서 육·해상 원유 수송로가 모두 차단될 위기에 놓였다.

사우디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는 이날 미국·이란 전쟁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CENTCOM)의 브래드 쿠퍼 사량관을 사우디 제다에서 접견하고 미·사우디 관계와 최근 지역 정세를 논의했다.

로이터통신, 악시오스 등 주요 외신들은 지난주 빈살만 왕세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후티 반군 소탕을 위한 미국의 군사 지원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 확전 가능성을 우려해 후티 반군에 대한 직접적인 공습을 거부하고, 사우디에 정보 공유와 목표물 설정을 지원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들과 이란은 이날 오만 살랄라에서 외무장관 회의를 열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지만 예멘 분쟁이 심화한 여파로 막판 일정을 연기했다.

오만 국영 통신사(ONA)는 "건설적 대화를 위한 여건 조성"을 위해 회의를 미루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모하마드 알리베크 이란 외무부 페르시아만 국장은 "일부 역내 국가들의 요청과 오만·이란의 공동 결정"에 따른 조치라고 말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사우디가 당분간 회의를 개최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은 후티 및 최근 친이란 이라크 민병대의 사우디 공세와 아무 연관이 없다고 주장했다.

ez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