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장관, '가자 민간인 학살' 다큐 감독들 "국적 박탈해야"

문화부장관 "반유대주의자 박수 받으려 조국에 해 끼쳐"
극우 안보장관도 "전 국민의 수치이자 망신…꺼져라"

유발 아브라함 감독(오른쪽)과 레이첼 소르 감독이 1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니스 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 '나자' 포토콜 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9.10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미키 조하르 이스라엘 문화부 장관이 가자 지구 내 팔레스타인 민간인 집단 학살을 다룬 다큐멘터리 '나자'(NAZA)의 감독들에 대해 국적 박탈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13일(현지시간) AFP에 따르면, 조하르 장관은 이날 X(구 트위터) 감독들이 "전 세계 반유대주의자들의 박수갈채를 받기 위해 조국에 해를 끼치려 한다"고 비난했다.

이어 "국가에 대한 반역을 저지른 이 비열한 제작자들의 이스라엘 국적을 즉시 박탈하기 위해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극우 성향의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부 장관 역시 X에 "당신들은 이스라엘 전 국민의 수치이자 망신이다. 꺼져라!"라며 "당신의 친구들, 즉 우리의 적인 가자 지구 하마스가 두 팔 벌려 환영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맹비난했다.

국적 박탈은 이스라엘에서 법적으로 가능하나 실제 적용되는 사례는 드물다.

2022년 대법원은 간첩 행위나 반역 등의 경우 국가가 국적을 박탈할 수 있다고 확인한 바 있다. 이듬해 이 법은 테러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에게도 적용되도록 확대됐다.

법에 따르면 국적 박탈은 내무장관이 신청하고 법무장관이 승인하며 판사가 확정해야 한다.

이스라엘 출신의 언론인이자 다큐멘터리 감독인 유발 아브라함과 레이첼 쇼르가 제작한 '나자'는 제83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경쟁 부문에 올랐고,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았다.

지난 10일에는 시사회에서 25분간 기립 박수를 받았는데, 이는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차량에 갇힌 5세 팔레스타인 소녀를 구출하려던 이들의 실제 사건을 다룬 영화 '힌드의 목소리'가 지난해 베니스 영화제에서 받았던 23분간의 최장 기립 박수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나자는 공습 시 예상되는 '부수적인 피해 사상자' 규모를 뜻하는 이스라엘 군사 용어다.

아브라함 감독은 "우리가 인터뷰한 이스라엘 정보 장교들은 이 대규모 살상이 우발적인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설계된 것이며,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전면적인 비인간화에 기반한 살인 행위와 정책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두 감독은 이스라엘의 서안 지구 점령으로 파괴되는 팔레스타인 마을의 참상을 기록한 장편 다큐멘터리 영화 '노 아더 랜드'(No Other Land)로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 장편 다큐멘터리상, 제74회 베를린 국제 영화제 파노라마 관객상 및 다큐멘터리상을 받은 바 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11일 이 영화에서 익명 증언을 사용한 것을 비판하며 내부고발자들의 신원을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민간인을 고의로 표적으로 삼았다는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