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의 가자 민간인 학살…다큐 '나자' 베니스서 25분 기립박수
"산업적 규모의 대량살상" 이스라엘군 인터뷰 등 담아
이스라엘 감독 "책임규명 필요…이스라엘은 '가자에 무고한 이 없다' 분위기"
- 김경민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 민간인 집단 학살을 다룬 이스라엘 언론인 유발 아브라함과 레이첼 조르 감독의 신작 다큐멘터리 '나자'(NAZA)가 10일(현지시간) 베니스 영화제 시사회에서 25분간 기립 박수를 받았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두 감독의 다큐멘터리는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차량에 갇힌 5세 팔레스타인 소녀를 구출하려던 이들의 실제 사건을 다룬 영화 '힌드 라자브의 목소리'가 지난해 베니스 영화제에서 받았던 23분간의 최장 기립 박수 기록을 경신했다.
기립 박수는 영화의 완성도를 평가하는 완벽한 척도는 아니지만 영화제 관객과 평론가에게 미친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간주된다.
나자는 공습 시 예상되는 '부수적인 피해 사상자' 규모를 뜻하는 이스라엘 군사 용어에서 제목을 땄으며, 정보 장교와 여러 군인의 증언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2023년 10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공격으로 약 1200명이 사망하고 약 250명이 인질로 끌려간 사건을 계기로 시작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으로 7만 300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이 목숨을 잃었다.
이스라엘은 민간인 피해를 피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며 하마스가 인구 밀집 지역에서 가자 주민을 인간 방패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다큐멘터리에 등장하는 이스라엘군은 이스라엘 정부와는 다른 실상을 전한다.
익명으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한 이스라엘 장교는 "산업적 규모의 대량 살상"이 자행됐다고 말한다.
복수의 정보 장교는 해킹된 수천 대의 휴대전화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이용해 표적을 식별하는 인공지능(AI) 보조 시스템에 대해 설명했다. 아이의 휴대전화에서 포착되는 "아빠가 집에 왔다"는 말만으로도 공습을 개시하기에 충분하다고 정보 장교는 부연했다.
또한 구호품 배급소 인근을 포함해 이스라엘이 지정한 '접근 금지 구역'에서 민간인 살해가 있었다고 진술했다.
아브라함 감독은 로이터에 "우리 영화는 애초부터 민간 공간, 가족과 함께 사는 집에 있는 사람들을 표적으로 삼도록 설계된 표적 시스템을 보여준다"며 "때로는 예상 민간인 희생자 수가 500명에 달했다. 마을 전체나 동네 전체를 파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의가 실현되고 책임 규명이 이뤄지길 바란다"며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정치적 의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조르 감독은 "우리는 텔아비브의 삶이 어떻게 계속되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며 "이스라엘 사회는 가자지구에 무고한 사람은 없다고 공공연하게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자는 오는 12일 발표될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 경쟁 부문에 오른 21편 영화 중 하나다.
두 감독은 요르단강 서안에서 이스라엘의 철거를 다룬 '노 아더 랜드'(No Other Land)로 오스카상을 수상한 바 있다.
km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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