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정부군 화학무기 투하 의혹…급성호흡기 증상 목격"
前 화학무기금지기구 인사들 주장…수단측 "근거 없어"
- 김범수 수습기자,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김범수 수습기자 이정환 기자 = 내전으로 몸살을 앓는 수단에서 정부군이 국제법상 엄격하게 금지하는 화학무기를 사용해 반군을 공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유로뉴스는 9일(현지시간)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전직 고위 관계자들이 수단 정부군의 유독 화학무기 사용 정황에 대한 조사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관계자는 지난 2024년 9월쯤 반군이 장악한 민간 지역에서 정부군이 군사작전을 펼친 후 현장 노동자들에게서 정체불명의 질환이 발생한 사례를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이끈 조사단은 수단인 목격자 8명의 진술과 피해자가 촬영한 사진·영상 자료 등을 근거로 해당 의혹에 관한 32쪽 분량의 보고서를 작성했다.
목격자 2명은 당시 하르툼 지역 인근 정유시설에서 머리 위로 지나가는 군용기를 발견했다고 진술했다. 이후 일반적인 공습에 비해 약한 수준의 폭발이 관측됐다. 현장에는 낯선 악취가 퍼졌으며 약 20명의 노동자에게서 급성 호흡기 증상이 나타났다.
보고서는 "여러 목격자가 공습 직후 인근에 있던 사람들에게 호흡기 증상이 급격히 나타났다고 설명했다"며 "기침, 호흡 곤란, 안구 자극, 위장·피부 질환" 등이 공통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목격자들이 설명한 이러한 증상이 유해 화학물질에 노출됐을 때 나타나는 증상과 같다고 지적했지만, 정확히 어떤 물질인지는 특정하지 못했다.
수단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한 정황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도 이달 초 중동 정보기관발 자료를 인용해 수단 정부군의 화학무기 개발 의혹을 제기했다. NYT가 공개한 영상에서는 한 공장에서 염소 폭탄으로 추정되는 무기를 조립하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그러나 수단군 대변인은 "해당 자료의 내용에 근거가 없고 증거도 없다"며 수단이 화학무기금지협약(CWC) 가입국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OPCW는 수단의 화학무기 사용 의혹과 관련해 "여러 국가로부터 수단 화학무기 사용 의혹과 관련한 해명을 요구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며,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수단 내전은 2019년 독재정권이 쿠데타로 축출된 뒤 권력을 나눠 가진 정부군과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의 갈등에서 비롯됐다. 양측은 군 지휘권 등을 놓고 충돌했고 2023년 내전을 시작했다.
내전으로 약 1400만 명의 피란민이 발생했고 양측 모두 집단학살 등 전쟁범죄를 저지른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전쟁 양상이 드론전으로 바뀌면서 사상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엔은 올 상반기에만 민간인 약 1100명이 드론 공격에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maga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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