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국방 "가자지구 주민 대규모 이주 계획, 트럼프 허용 시 추진"

"가자 주민 80%가 이주 원해" 주장…국제사회는 '인종청소' 규탄

2019년 10월 2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 소재 총리실에 열린 회의 중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오른쪽)가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당시 외무장관)의 귀엣말을 듣고 있다. 2019.10.27.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승인을 받는대로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대규모 이주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2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과 일간 예디오트 아하로노트가 주최한 행사에서 가자지구 주민들의 대규모 이주 지원 계획이 여전히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랍 국가들의 반발 때문에 이주 계획을 잠시 보류한 것일 뿐 완전히 철회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카츠 장관은 이스라엘의 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가자 주민의 약 80%가 이주를 원하고 있다"며 "결국 이주 없이는 가자지구를 위한 실질적인 해결책이 없다"고 주장했다.

카츠 장관은 이어 "하마스가 이들의 이탈을 허용하지 않고 있고, 세계에 이들을 받아주는 국가도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 문제를 의제로 올려놓은 만큼 이제 모든 국가가 사람들을 받아들여야 하며 그것이 큰 과제"라고 말했다.

카츠 장관은 "이들을 받아들이려는 모든 국가는 미국의 지원을 원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이 계획을 취소한 것이 아니라 보류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국가들이 가자 주민 수용에 열린 태도를 보인다면 이스라엘 정부는 "해상, 공항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이들을 내보낼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2월 가자지구 주민들의 이주를 제안했고, 이스라엘은 이른바 '자발적 이주' 정책을 지원하기 위해 국방부 전담국을 설치하며 호응했다.

그러나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반대와 가자 주민을 수용하겠다는 국가의 부재로 제안을 철회했다. 지난해 10월 발표된 가자지구 평화 구상에서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가자지구 이주 계획이 언급되지 않았다.

국제사회는 가자 주민의 이주 계획이 사실상의 '인종청소'에 해당한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1차 휴전을 이끌어 낸 뒤 가자지구 종전을 중재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하마스 무장해제 합의안이 마련됐다고 발표했지만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군사작전은 계속되고 있다.

한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가자지구를 가르는 군사분계선 '옐로 라인' 인근의 이스라엘군 기지를 방문해 이스라엘이 현재 점령 중인 가자지구 일부 영토에서 철수할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히브리어 영상 메시지에서 "우리는 철수하지 않고 이 선에 머물 것"이라며 "가자지구의 60%를 통제하고 있고 우리를 위협하는 테러리스트들을 매일 제거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통제 영역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가자지구를 방문한 것은 지난해 10월 하마스와의 휴전이 발효된 이후 처음이다. 이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지상 작전으로 하마스 고위 인사를 생포했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