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미 변신' 시리아, 47년 만의 美 테러지원국 해제…北·이란·쿠바 남아

시리아 "어두운 오명 털어…세계경제 통합·투자 개발 박차"
트럼프, 김정은과 대화 재추진…이란과는 전쟁·쿠바는 제재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6.07.08 ⓒ 로이터=뉴스1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미국이 최근 친미 정권이 들어선 시리아를 47년 만에 '테러지원국' 지정으로부터 해제하면서 시리아 경제 재건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 남은 국가는 이제 북한, 이란, 쿠바 등 3개국뿐이다.

14년 만의 내전 종식 시리아, 친미 실용주의 박차

AFP·로이터통신과 중동 전문매체 알자지라에 따르면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이번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에 대해 "시리아가 어두운 오명을 털어내고 고통스러운 과거의 한 장을 뜯어내 발전과 재건의 길로 나아가게 됐다"고 밝혔다.

아사드 알 샤이바니 시리아 외무장관도 "역사적 이정표"라며 "새로운 시리아는 국제 평화·안보에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모하메드 바르니에 재무장관은 "오랫동안 기다린 세계 경제·금융 시스템 통합과 투자·첨단 기술 유치, 개발 확대의 길이 열렸다"고 환영했다.

앞서 미 재무부는 앞서 시리아를 테러지원국에서 제외하고, 알샤라 대통령이 시리아 내전 기간 이끌던 이슬람 수니파 반군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을 '특별지정 국제테러단체'(SDGT)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에 대해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대시리아 추가 투자를 촉진해 정치·경제적 안정을 증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시리아가 번영으로 가는 길이 열렸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시리아를 군부 쿠데타로 집권한 하페즈 알아사드 전 대통령의 무장세력 지원 혐의를 이유로 1979년 12월 시리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했다.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된 나라엔 미국의 대외 원조, 방산 수출·판매, 금융 거래가 제한된다.

미국의 대시리아 제재는 하페즈의 아들이자 후임 대통령인 바샤르 알아사드 전 시리아 대통령 통치 기간 내내 유지되다가 2024년 12월 HTS가 아사드를 축출하고 14년 만에 내전을 종식하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알샤라 대통령은 친서방 실용주의를 표방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서방 지도자들과 밀착했다. 한때 '지하디스트'(이슬람 극단주의자) 꼬리가 붙었던 그는 아사드 축출 후 시리아 통합의 상징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게 외신들의 평가다.

트럼프 미 행정부는 올 7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계기 미·시리아 정상회담 후 시리아에 대한 테러지원국 해제 방침을 선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2019.6.30 ⓒ 로이터=뉴스1
시리아 다음은?…북한·이란·쿠바 모두 '요지부동'

이에 대해 알자지라는 "약 50년간 지속된 시리아의 고립이 종식됐다"이라며 "알샤라 정권은 그토록 바라던 시리아의 국제적 정당성을 확보한 동시에 미국의 재정 지원 및 상업 투자의 길을 닦았다"고 전했다.

톰 배럭 튀르키예 주재 미 대사 겸 시리아 특사 또한 "고립에서 협력으로, 테러의 온상에서 전 세계적인 테러와의 전쟁에 헌신하는 파트너로 거듭난 시리아의 놀라운 여정에 결정적 발걸음을 뗐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 남은 세 나라 중 북한은 1998년 테러 지원국으로 처음 지정된 뒤 2008년 해제됐다가 2017년 다시 명단에 올렸다. 쿠바는 1982년 지정됐다가 2015년 해제, 2021년 재지정됐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에 따른 반미 정권 수립을 계기로 1984년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 들어갔다.

그러나 북한과 이란, 쿠바가 시리아의 '선례'를 따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당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을 하며 한반도 비핵화와 대북 제재 해제 문제를 논의했지만 실질적 성과는 도출하지 못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축소하고 김 총비서와의 우호적 관계를 강조하며 다시 북한에 손짓을 보내고 있다.

반면 이란에 대해선 올 2월 말 시작한 전쟁을 여전히 매듭짓지 못한 가운데 이란 경제를 옥죄기 위한 '경제적 디데이' 작전을 선포했다. 쿠바에 대해선 1월 베네수엘라 기습 공격으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한 뒤 공산 정권 교체를 압박하며 원유 공급 차단과 추가 제재에 나선 상황이다.

이란 테헤란 아자디 광장에 30일(현지시간) 설치된 현수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진과 이란 미사일 체계가 함께 담겨 있다. 2026.07.30 ⓒ 로이터=뉴스1

ez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