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 이란 수도의 '주유소 대란'…美봉쇄 장기화에 연료난 가중
소비량 대비 정제능력 부족해 일부 석유제품 수입 의존
"하루 1400만L 휘발유 부족" 관측도…테헤란 곳곳 주유소 셧다운
-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미국의 대이란 경제 제재의 영향으로 이란 수도 테헤란 전역에서 연료 부족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반체제 성향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소셜미디어에는 테헤란 시민들이 휘발유를 찾기 위해 여러 주유소를 전전하거나, 몇 시간 동안 주유소 앞에서 기다리다가 주유기에 도착해서야 주유소 연료가 바닥난 것을 확인했다는 소식이 확산했다.
소셜미디어에 연이어 공유된 영상에서는 아직 운영 중인 주유소에서 기름을 얻기 위해 승용차들이 길게 줄을 선 모습이 담겼다.
일부 이란 반관영 매체도 이러한 연료 부족 현상을 전했다. 학생뉴스네트워크(SSN)는 이날 몇몇 테헤란 주유소가 투명한 설명 없이 운영을 중단하면서 "시민들이 운영 중인 주유소를 찾기 위해 이곳저곳을 헤매는 불편함"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SNN은 이란 정부를 향해 "연료 소비 관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면 영업 중단을 일으키는 대신 이러한 결정의 이유와 시행 기간, 해결책을 국민에게 솔직하게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란인터내셔널은 이번 혼란이 이란 정부가 논의하는 연료 수요 억제 계획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운전자들의 불안감을 키우면서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란은 석유 매장량 기준 세계 3위의 산유국이지만, 정유시설을 통한 석유제품 생산량은 자국 소비량을 따라가지 못하는 문제를 겪고 있다. 미 해군의 해상 봉쇄 조치로 휘발유 수입길이 막히면서 연료 부족 문제는 더욱 악화했다.
레자 세파반드 이란 의회 에너지위원회 대변인은 이달 이란이 하루 약 1억 3000만 L의 휘발유를 생산하는 반면, 소비량은 약 1억 3700만 L에 달해 매일 약 700만 L의 부족분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휘발유 부족분이 하루 1400만 L에 달한다는 평가도 있다.
이란 정부는 연료 수요를 억제하기 위한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당국자들은 연료 할당량 변경, 보조금 지급 휘발유 제한, 할당량 초과 소비분에 대한 고율 가격 부과 등 수요 억제책을 논의해 왔다.
이란은 과거 연료 수요 억제를 위해 휘발유 가격을 인상했다가 체제 위기에 휩싸인 적이 있다. 2019년 11월 이란 정부의 휘발유 가격 인상은 전국적인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촉발했다. 이란 정권이 시위를 강경 진압하면서 100명 이상이 숨졌다.
이에 이번 주유소 폐쇄 사태를 두고 이란 정부가 정치적으로 민감한 휘발유 가격 직접 인상 대신 공급 자체를 제한해 소비를 강제로 줄이려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은 수개월 간의 이란 해상 봉쇄 조치에 이어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을 대상으로 한 고강도 경제 제재(2차 제재) 계획을 발표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이날(24일) 기자회견을 통해 디지털 자산, 군사기술, 금, 항공, 해운 등 5개 부분에 대해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을 제재하는 '경제적 고립 작전'(Operation Economic Outcast)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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