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제재 유조선까지 턴 소말리아 해적…올해 공격 13척

무장괴한 6명, 예멘 앞바다서 '시부1' 장악해 소말리아로 이동

예멘 남부 아덴항 앞바다를 항해하는 선박.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2026.7.23.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미국의 제재를 받는 이란 연계 유조선이 예멘 앞바다에서 소말리아 해적으로 추정되는 무장 괴한들에 피랍됐다. 이란 전쟁으로 역내 해군력이 분산되고 유가가 상승한 틈을 타 소말리아 해적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는 에리트레아 선적 유조선 '시부1'이 전날 예멘 연안에서 무장 괴한 6명에 장악됐다고 밝혔다.

이 선박은 예멘 알무칼라에서 동쪽으로 136해리(약 252㎞) 떨어진 아덴만을 서쪽으로 항해하던 중 "정체불명의 선박이 접근하고 있다"는 조난신호를 보냈다. 이후 무장 괴한들이 승선해 선박을 소말리아 방향으로 돌렸다.

시부1에 타고 있던 선원 수와 국적, 안전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UKMTO는 "당국이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며 인근을 지나는 선박들에도 주의를 당부했다.

'시부1'은 '시멀'이란 이름으로도 알려진 유조선으로서 작년 12월 미 재무부의 제재 명단에 올랐다.

미 재무부는 당시 이 선박을 운영하는 아랍에미리트(UAE) 해운사가 이란산 나프타·경유 등을 여러 차례 운송했다고 밝혔다. 시부1을 비롯해 해당 업체가 운항한 선박 4척은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이 장악한 항구에도 기항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소말리아 연안이나 소말리아·예멘 사이 아덴만에서 공격받은 배는 시부1이 최소 13번째다. 국제해사국(IMB)에 따르면 작년에 이 해역에선 모두 5건의 선박 공격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란 전쟁이 해적 활동의 재확산을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유가 상승으로 유조선의 표적 가치가 커진 데다, 해적 대응에 투입됐던 각국 해군 전력이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로 이동했단 이유에서다.

소말리아 해적은 2008~14년 서인도양에서 수백 차례 선박을 공격해 세계 경제에 수십억달러의 피해를 줬다. 이후 국제사회의 연합 해군 작전으로 이들의 활동이 크게 위축됐지만 소말리아의 빈곤과 치안 불안 등 근본 원인은 해소되지 않았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최근 예멘 해안에서 선박 피랍이 이어지면서 후티 반군과 소말리아 해적의 협력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제이 바하두르 스코퍼스인사이츠 공동대표는 이란 연계 선박까지 공격받은 점을 들어 후티 연계설에 의문을 나타냈다.

다만 그는 무기 밀매와 인신매매를 매개로 예멘과 소말리아 범죄조직 사이에 오랜 협력 관계가 형성돼 있고, 소말리아 해적이 예멘인들의 지원을 받는 것은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