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상봉쇄로 중국행 이란원유 씨마르자, 브렌트유보다 비싸져

9~10월 인도분 오퍼 급감…통상 할인거래 이란산, 배럴당 2달러 프리미엄
8월 中 이란산 수입량 53만 배럴대 급락…전년 평균 대비 '반토막'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 2018.12.21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의 대이란 해상 봉쇄 조치로 중국행 이란산 원유 공급이 급격히 축소되면서, 가격 경쟁력으로 거래되던 이란산 원유 가격이 급등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로이터통신은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주 중국 시장에 제시된 이란산 원유 오퍼 가격에 브렌트유 선물 가격 대비 배럴당 약 2달러의 프리미엄(할증)이 붙었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배럴당 약 3달러 할인된 가격에 오퍼가 나왔던 점을 감안하면 급격한 반전이다.

미국은 종전 협상 결렬 직후인 지난 7월 13일 이란의 핵심 외화 수입원인 원유 수출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이란의 해운 및 항만에 대한 봉쇄를 전격 재개했다.

올해 2월 발발한 전쟁으로 에너지 인프라 타격을 입은 이란은 이번 해상 봉쇄로 수출길이 사실상 전면 마비됐다.

무역 소식통 4명은 해역에 이미 떠 있던 선적 물량이 소진되면서 중국 구매자를 대상으로 한 9~10월 인도분 이란산 원유 오퍼 물량이 7~8월 대비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선박 추적업체 케이플러(Kpler)에 따르면 7월 중순 봉쇄 재개 이후 이란산 원유를 적재한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항적은 확인되지 않았다.

위치추적장치(AIS)를 끄고 운항하는 그림자 선단을 감안하더라도 미 해군의 봉쇄로 신규 선적 물량의 해협 통과가 사실상 봉쇄됐다는 분석이다.

봉쇄 구역 외곽 해상 부유식 저장고의 이란산 원유 재고 역시 봉쇄 이전 약 1억500만 배럴에서 현재 약 8000만 배럴 수준으로 감소했다.

아시아 해역에 가용한 실질 재고는 평소의 절반 수준인 약 3000만 배럴에 불과하며, 싱가포르 동쪽 말레이시아 해역에 대기 중인 약 4000만 배럴 상당수도 이미 구매자가 지정된 물량으로 파악됐다.

쉬무위 케이플러 선임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봉쇄망을 뚫고 나온 신규 유조선이 전무한 만큼, 중국 구매자들은 9월 하순 인도분부터 사실상 공급 절벽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란산 제재 원유의 최대 수요처이자 중국 전체 정제 능력의 약 20%를 담당하는 산둥성 독립 정유사(일명 티폿·Teapot)들은 원료 수급 비상에 걸렸다.

티폿 정유사들은 즉각 대체 원유 확보에 나섰다. 한 정유사는 이번 주 브라질산 라파 원유를 매입했으며, 다른 업체들도 이라크산 바스라 원유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쑨자난 에너지 어스펙츠 선임 애널리스트는 "이란산 조달이 극도로 타이트해지면서 중국 독립 정유사들이 러시아와 이란 외의 공급처를 물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량은 가파른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2025년 기준 일평균 140만 배럴에 달했던 수입량은 올해 6월 78만5000배럴로 2023년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7월 82만3000배럴로 일시 반등했으나, 8월 들어서는 일평균 53만 4000배럴로 쪼그라들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압박하기 위해 이란을 겨냥한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를 예고한 상태다. 중국 외교부는 일방적 제재에 반대하며 제재는 사태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맞섰다.

과거 제재 대상에 오른 중국 정유사들이 이란산 원유 정제를 지속해 온 만큼 제재 자체의 억지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본질은 금융 제재 회피 문제를 넘어 해상 봉쇄에 따른 실물 공급망과 운송 선박의 고갈에 있는 만큼, 봉쇄 장기화 시 이란의 재정난과 중국 정유업계의 비용 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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